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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 신뢰 아닌 막연한 기대, 롯데의 2018년 실패 자초했다

입력 : 2018-10-15 10:59:00 수정 : 2018-10-15 11: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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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그래도 오늘은 잘 해주겠죠.”

 

조원우 롯데 감독은 선수들을 향한 간섭을 최소화하고, 설령 특정 선수가 부진하더라도 묵묵히 기다리는 편이다. ‘호성적’을 향한 선수들의 의지를 굳게 믿기 때문이다. 카리스마형 리더십의 지도자와는 거리가 있다. 우완 투수 노경은은 이러한 조 감독의 성향에 고무돼 "없던 힘도 낼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신뢰’가 과해 독으로 작용한 시즌이 됐다. 여러 부분에서 신뢰가 아닌 ‘막연한 기대’가 많았다.

 

지난해 겨울 포수진부터 문제가 시작됐다. 오랜 시간 안방을 지켰던 강민호가 FA 자격을 얻고 팀을 떠났지만, 롯데는 이렇다 할 대책 없이 새 시즌을 맞았다. 대신 프로 경험이 일천한 편인 나종덕, 나원탁의 급성장을 기대했는데 위험하고 무리한 기대였다. 7월 안중열의 부상 복귀 호재가 아니었다면 롯데는 더욱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뻔했다.

선발진 역시 마찬가지다. 부진한 선수들을 향한 안일한 대처가 이뤄졌다. 스프링캠프부터 팔꿈치 부상으로 고전해 구위가 크게 저하된 박세웅은 시즌 중반부터 꾸준히 기회를 얻었다. “통증은 없다”는 선수의 의견을 존중해, 믿고 기용했지만 돌아온 것은 잦은 패배였다. 시즌 종반 가장 뼈아팠던 10일 KT와의 더블헤더 전패 역시 1차전부터 박세웅이 무너지며 비롯됐다. 시즌 내내 심한 기복에 시달렸던 김원중도 대안이 없다는 명목 아래 풀타임 선발 투수로 한 시즌을 소화했다.

 

‘외국인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를 향한 믿음도 롯데의 발등을 찍었다. 3~4월 극도의 부진에 시달렸던 듀브론트는 5~6월 맹활약으로 정상궤도에 오르는 듯했으나, 반짝 활약이었다. 7월부터 다시 부진에 빠졌다. 포스트시즌을 노렸다면 이 시기 교체가 이뤄져야 했지만, 5~6월처럼 회복할 것이란 막연한 기대가 냉철한 판단을 막았다. 9월 듀브론트를 향한 믿음이 헛된 기대였음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오히려 듀브론트 방출 이후 외국인 투수가 한 명이었을 때, 상승세를 탄 웃지 못할 상황도 연출됐다.

 

막연한 기대가 쌓이고 쌓여,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대가는 리그 7위, 포스트시즌 진출 좌절이었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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