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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 김태형 리더십의 정체, 독특하고 남다른 ‘카리스마’

입력 : 2018-10-01 07:00:00 수정 : 2018-10-01 09:3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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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김태형 리더십’은 무엇일까. 

 

독특하다. 김태형(51) 두산 감독의 리더십을 명확히 전제하기가 힘들다. 김성근 전 한화 감독처럼 ‘불굴의 올인형’도 아니고, 김경문 전 NC 감독처럼 선수들이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카리스마가 철철 넘쳐나는 스타일도 아니다. 류중일 LG 감독처럼 소통형도 아니다. 선수배려의 ‘형님 리더십’인 김진욱 KT 감독과는 아예 거리가 멀다. 양상문 LG 단장 및 염경엽 SK 단정처럼 치밀한 분석형으로 보기도 힘들다. ‘덕장’ 한용덕 한화 감독과도 다르다. 

 

그래서일까, 김태형 감독을 두고 ‘곰의 탈을 쓴 여우’라는 평가가 생겨났다. 평소 솔직함과 상남자 같은 성격으로 일체의 간섭을 하지 않고 선수들이 원하는 것은 거의 대부분 들어주는 편. 운용 노하우에 대해 물으면 “사소한 것까지 간섭하면 뭐하느냐, 다들 프로인데 알아서 해야지”라는 말이 돌아온다. 하지만 선수상태를 누구보다 빨리 파악하면서 살짝살짝 그러한 면을 여러 루트를 통해 흘린다. 선수단 매니지먼트에서 이런 ‘밀당 리더십’을 보여왔기에 ‘곰탈여우’라는 수식어가 생겨났다.

 

사실 전략 전술을 포함해 야구적으로 김태형 감독은 넓게 본다. 구체적인 상황은 코치에게 맡겨두고 큰 그림을 본다. 상황에 맞춘 작전도 가끔 선택하지만 기본적으로 하나하나 꼬집고 체크하며 들어가는 성격이 아니다. “그런 걸 한다고 다 잘되는 것도 아니더라”고 특유의 삼인칭 말투로 손사래를 치는 모습은 일상이다. 이런 모습 때문에 단순 선수 기용과 관련해 ‘여우’라고 표현하기는 어렵다. 결국 선수단 장악능력으로 귀결된다.

 

감독 부임 후 네 시즌째를 보내고 있고, 거둔 성과는 눈부시다. 2015년 부임 후 올해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2015∼2016년에는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고 올해는 사실상 슬럼프없이 꾸준히 1위 자리를 지키며 그대로 정규시즌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한 마디로 요즘은 ‘두산왕조시대‘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들어 다시 통합우승을 노리는 상황으로 해피엔딩을 향해 달려가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시즌 초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만 가도 소원이 없겠다”고 했다. 올해 전력이 그만큼 불투명했기에 스스로도 자신이 없었다. 불펜보강을 위해 지난해 리그 최강의 5선발 함덕주를 불펜으로 돌렸고 이용찬을 선발로 배치했다. 외인 선발 듀오의 성공과 함께 이 선택이 절묘한 수가 됐다. 타선은 토종타자의 힘으로 수비력이 뒷받침되는 빅볼 야구로 대성공을 거뒀다. 

 

선수들은 분명 김태형 감독을 무서워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시쳇말로 벌벌 떠는 것도 아니다. 웃으면서 농담도 주고받고 ‘아재 개그’엔 대놓고 반격(?)하기도 한다. 김 감독의 리더십은 분명 카리스마형으로 봐야하지만 미묘하게 다르다. 대놓고 드러나진 않지만 선수들에게 강제적으로 책임감을 가지게 하는 독특한 유형이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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