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원톱 공격수는 중앙을 고수하지 않고, 많은 움직임으로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생각하는 최전방 공격수의 역할은 명확했다. 움직임으로 득점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오랜만에 성인(A) 대표팀에 합류한 지동원(27·아우크스부르크)과 황의조(26·감바 오사카)에게는 절호의 기회이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7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 나섰다. 전후반 각각 이재성(홀슈타인 킬)과 남태희(알두하이)가 골을 터트리며 2-0으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이날 최전방 공격수는 지동원이 맡았다. 2017년 10월10일 모로코와 평가전 이후 약 1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밟았다. 비록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공격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좌우로 빠져들어 가며 윙어인 손흥민, 이재성에게 침투할 공간을 만들어줬고, 수비수와의 몸싸움을 이겨내며 연계 플레이에 집중했다. 무엇보다 다부진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후반 막판에는 황의조가 나섰다. 아시안게임의 여파로 눈에 확 드러나는 활약은 펼치지 못했다. 다만 아시안게임에서 선보인 무결점 플레이는 여전히 잔상에 남아있다. 벤투 감독이 황의조를 발탁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날 교체 출전에 그쳤지만, 기회는 충분히 남아있다. 황의조 역시 지동원과 같이 지난해 모로코전 이후 1년여 만에 A매치에 출전했다.
지동원과 황의조는 대표팀 ‘생존 경쟁’을 해야 한다. 두 선수가 서로 경쟁하는 개념은 아니다.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해 벤투 감독의 부름을 지속해서 받아야 한다. 이전처럼 간헐적인 대표팀 발탁은 팀과 개인 모두에게 득보다 실이 많다. 지동원 역시 “(발탁과 제외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을 뛰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에게 벤투 감독의 부임은 기회이다. 앞서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과 신태용 전 감독은 ‘제공권 경쟁’에 신경을 썼다. 이에 이정협(쇼난 벨마레), 김신욱(전북) 등 타깃형 스트라이커를 빼놓지 않고 발탁했다. 반면 벤투 감독의 경우 매끄러운 빌드업과 움직임을 통한 기회 창출에 포커스를 맞췄다. 지동원, 황의조뿐만 아니라 남태희 이재성 이승우 황희찬 황인범 등 작지만 빠르고 활동량이 왕성한 자원을 대거 발탁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동원과 황의조는 최전방 스트라이커와 측면 공격수 포지션을 모두 소화한다. 컨디션이 좋을 때 움직임은 그만큼 날카롭다는 뜻이다. 측면으로 침투하는 능력이 있다. 벤투 감독이 선호하는 스타일이라는 뜻이다. 이들이 반드시 기회를 움켜줘야 하는 이유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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