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오지환법’으로 일컫는 체육 특기자에 대한 병역특례 제도가 바뀔까. 일각에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에 대해 군 면제 혜택을 주는 현행법을 폐지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경우 한국 축구의 미래로 꼽히는 이강인(18·발렌시아 메스타야)이 직격타를 맞는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막을 내린 가운데 예상했던 후폭풍이 거세다.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야구 대표팀의 내야수 오지환(28·LG)이 중심에 있다. 오지환은 지난 2016년 9월 의무경찰 선발시험에 응시했지만 탈락했다. 이어 그해 10월 추가 모집에 재도전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이유는 팔에 새겨진 문신 때문이었다. 오는 9월23일 경찰청 전역을 앞둔 이대은의 경우 탈락 이후 문신을 지우고 재지원해 입대했지만, 오지환은 지우지 않았다. 상무의 경우 문신이 있어도 입대할 수 있지만, 지원조차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병역 의무를 회피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아시안게임이 없었더라도, 상무에 지원하지 않았을까’라는 질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명단을 발표하면서 유격수 백업이라고 지정해 놓고 선수를 선발한 선동열 감독의 선택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가대표팀은 최고의 선수를 발탁한 뒤 내부 경쟁을 통해 주전과 백업 역할을 맡기는 것이 통상적이다. 결과적으로 오지환은 대회를 치르면서 교체멤버로만 3경기에 나와 2타수 1안타 1볼넷 1삼진으로 부진했다. 선동열 감독 역시 오지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으며 자신의 선택이 잘못이었다는 것을 경기 운용으로 증명했다.
그러나 오지환은 금메달리스트이며, 군 면제 혜택을 받는다. 이를 두고 여론이 들끓었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이와 관련한 내용이 연일 올라오고, 국회에서도 현행법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폐지하자는 주장부터 마일리제 적용, 군복무 시점 연기로 경력 단절 방지, 은퇴 후 재능 기부까지 다양한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역시 “세계선수권까지 포함, 마일리지를 쌓아 일정한 기준에 도달할 때 혜택을 주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만약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는다면 현재 10대 후반의 체육 유망주들이 직격타를 맞을 수 있다. 축구의 경우 이강인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강인은 향후 10년 이상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유망주로 꼽힌다. 18세의 나이지만 이미 성인 무대까지 진입했다. 세계 최고의 클럽 대항전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소속팀 발렌시아에서 공을 들이는 자원이다. 스페인에서는 귀화를 추진할 정도이다.
이강인은 2020 도쿄올림픽,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출전할 수 있다. 금메달을 획득할 경우 유럽 무대에서 꾸준하게 활약할 발판을 마련한다. 이 경우 박지성(2002 한일월드컵 4강 진출로 병역 혜택)-손흥민(토트넘)을 넘어설 대형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황희찬(잘츠부르크) 김민재(전북) 등과 함께 한국 축구대표팀의 세대교체를 이끌 주역으로 꼽힌다.
이강인뿐만 아니라 권창훈(디종) 정우영(바이에른 뮌헨) 백승호(지로나) 등 한국의 축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는 선수들도 유럽 커리어를 접어야 하는 위기에 놓인다.
대한축구협회도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병역 면제 제도가 폐지될 경우 한국 축구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유소년 축구에도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관심을 쏟고 목소리를 내서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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