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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IPTV 키즈시장… 진짜 ‘만능 교육의 장’ 되려면…

입력 : 2018-08-13 03:00:00 수정 : 2018-08-12 18:3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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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동화책과 증강현실 기술 결합
“독서 습관 함양에 도움된다” 강조
부모의 역할 중요… 방치 하면 안돼
사고력 기를 수 있는 유도 과정 필요

[한준호 기자] 국내 IPTV 시장에서 키즈 콘텐츠 전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실제 자녀들에게 도움이 될지 물음표를 던지는 목소리도 정비례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KT 올레TV를 시작으로 LG유플러스의 유플러스tv, SK브로드밴드의 Btv 등 이동통신 3사의 IPTV가 잇따라 새로운 키즈 콘텐츠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경쟁 격화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증강현실(AR) 기술까지 결합해 TV로 아이들이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는 콘텐츠까지 등장했다. TV가 만능 교육의 장이 된 셈이다.

◆쑥쑥 커지는 시장에 교육 효과도 기대

SK브로드밴드의 ‘살아있는 동화’ 서비스는 촬영한 아이의 얼굴 사진을 동화 속 캐릭터 얼굴로 활용할 수 있다. 아이 얼굴에 20가지 이상의 표정 변화를 연출할 수 있는 기술도 장착했다. 유플러스tv도 이번에 2.0으로 버전을 향상시킨 아이들나라 서비스에서 아이가 직접 그린 그림이 TV 동화 속 캐릭터로 들어가는 ‘내가 만든 그림책’이라는 흥미로운 기능을 담았다. 앞서 올레tv도 올해 5월 키즈랜드라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동화책 읽어주기, 핑크퐁 TV스쿨 등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학습 서비스를 공개한 바 있다.

이처럼 각사가 키즈 콘텐츠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이미 포화 상태인 IPTV 시장에서 가입자 이탈율을 줄여주는데다가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나 증강현실 체험을 선보이면서 가족 가입자들의 경우, 자녀들 때문에 해지하지 않고 계속 이용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TV 키즈 시장도 확장일로다. 윤석암 SK브로드밴드 미디어부문장은 “키즈 콘텐츠는 글로벌 시장에서 굉장히 잘 먹힐 수 있는 콘텐츠”라며 “IPTV 업계가 키즈 콘텐츠를 두고 경쟁하는 건 좋은 현상”이라며 “더 좋은 키즈 콘텐츠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유플러스tv 측도 “아이들나라 서비스는 출시 1년만에 이용자 100만 명, 연간 시청 7억건을 돌파했으며, 이 중 30대 여성 가입자는 분기당 10%씩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올레tv 관계자 역시 “키즈랜드 누적 이용자가 출시 2개월 만에 320만 명을 돌파했다”면서 “2∼3년 전부터 키즈 콘텐츠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는데 현실이 됐다”고 했다.

특히 이러한 키즈 콘텐츠에 대해 이들 IPTV 업체들이 강조하는 것은 아이들 독서습관 함양에 도움이 되고 다양한 교육 효과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올레tv, 유플러스tv, Btv 모두 수백여권의 동화책을 TV로 보여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TV중독 예방과 안전을 위한 기능까지 마련했다. 이미 올레tv와 유플러스tv는 TV 시청횟수와 시간 제한 기능까지 갖췄고 Btv도 오는 16일 관련 기능을 도입한다. 유플러스tv는 시력 보호 기능도 있다.

◆부모 참여 높이고 사고력 길러줘야

이 같은 시장 흐름 속에서 전문가들은 TV를 잘 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부모의 참여도를 높이면서 독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홍석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TV를 보면서 뇌활동도 거기에 맞춰 따라가고 이것이 뇌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억지로 못보게 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고 오히려 부모가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TV의 교육 콘텐츠를 두루 활용해 책에 흥미를 느끼게 하는 자연스러운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이홍석 교수는 또 “‘나무는 손대지 않을 때 가장 잘 자란다’는 말이 있다”며 “잔소리나 강제로 못보게 하는 것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좋은 프로그램을 직접 골라보고 더 궁금한 게 생기면 책이나 인터넷으로 같이 찾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아동 전문가도 비슷한 견해였다. 아동심리 전문가인 황인경 놀이치료사는 “아이가 스스로 찾아보고 사고하는 과정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TV 시청도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적인 콘텐츠라는 이유로 아이에게 신경을 쓰지 않고 방치하기만 하면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황인경 놀이치료사는 “일례로 손으로 책장 그림을 짚으면 소리가 나는 책을 아이에게 쥐어주고 난 이후 신경을 쓰지 않고 놔뒀다가 나중에는 엄마나 아빠가 책 읽어주는 것을 거부하고 그 책에만 집착하는 아이가 있었는데 참 안타까웠다”고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TV든 스마트폰이든 부모가 나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더 보내겠다는 양육 태도와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원칙적으로 TV 시청보다는 독서가 아이의 뇌 발달과 상상력 자극에 더 유익하다. 결국 TV의 여러 동화 서비스를 잘 활용해서 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독서 습관을 길러주는 것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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