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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8-08 08:00:00, 수정 2018-08-08 11:38:56

    [화씨벽:김용준 프로의 골프볼 이야기⑫] 백스핀을 이해하면 점수가 줄까?

    • 옛날에는 없었다. 날아가는 골프볼 백스핀량을 정확히 잴 방법이. 물론 분당 회전 속도를 표현하는 단위인 ‘알피엠(rpm, 1rpm은 1분에 한 바퀴 회전)’이야 오래 전부터 있는 개념이긴 했지만. 날아가는 골프볼 회전량을 정밀하게 측정할 장비가 나오면서 골프는 달라졌다. 백스핀량에 따라 볼 운동이 달라진다는 이미 짐작하고 있는 사실에 정확한 데이터를 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골프 과학자들은 맨 먼저 백스핀이 드라이버 샷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다. 그리곤 어림 짐작이 아니라 정확히 몇 rpm까지 백스핀량을 낮춰야 한다며 숫자를 내놓자 놀라운 성과가 나왔다. 선수들이 과학적 분석을 바탕으로 훈련해서 더 멀리 치게 된 것이다.

       

      드라이버 샷과 백스핀의 상관 관계는 이렇다. 백스핀을 많이 먹은 볼은 더 높게 뜬다. 왜냐고? 볼이 공기 속을 날아갈 때 일어나는 일(매그너스 효과) 때문이다. 백스핀을 먹으면 볼 위쪽 공기가 아래쪽 공기보다 훨씬 빠르게 볼 표면을 지나간다. 이해가 잘 안되면 골프볼을 하나 들고 돌려보기 바란다. 백스핀을 먹으며 날아갈 때 골프볼 아래쪽은 날아갈 쪽으로 움직인다. 골프볼 위쪽은 당연히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고. 아래쪽은 공기와 부딪히고 위쪽은 공기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그럼 어디를 지나는 공기가 더 빠르게 움직일까? 당연히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쪽이다. 위쪽. 그래서 볼이 뜨는 것이다. 백스핀이 더 많이 먹을수록 위쪽은 더 빨리 공기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더 높이 뜬다. 높게 뜬 만큼 당연히 더 가파르게 떨어지고. 드라이버 샷 기준으로 백스핀량이 1000rpm 늘어날 때마다 볼은 7도 더 가파르게 떨어진다. 미국 PGA 프로 드라이버 샷 평균은 2300rpm이다.

       

      만약 독자가 드라이버로 친 골프볼이 3300rpm으로 날아간다면 7도 더 가파르게 떨어지는 셈이 된다. 그럼 볼이 떨어진 뒤 잔디를 굴러가는 거리가 확 줄어든다. 1도 더 가파르게 떨어질 때마다 1.5~2야드 정도 덜 굴러간다. 해발고도 0미터를 기준으로 1기압에서 측정한 평균이다. 7도 가파르게 떨어지면 10~14야드를 덜 굴러가는 셈이다. 물론 다른 조건이 같을 때 얘기다. 3300rpm이면 수준 높은 골퍼다. 볼이 좀 과하게 뜬다 싶은 골퍼는 4000rpm을 훌쩍 넘는다. 2300rpm과 비교하면 도대체 얼마나 비거리가 줄어든다는 얘긴가. 6000rpm대로 치는 골퍼도 본 적 있다. 흔히 말하는 ‘뽕샷’에 가까우면 이보다 더 회전량이 많다고 보면 된다.

       

      드라이버샷 백스핀을 줄이는 방법을 이 칼럼에서 다룰 수 없는 것은 아쉽다. 백스핀량과 관련해 내가 또 하나 놀란 사실도 있다.  “54도 웨지와 60도 웨지 중 어떤 것이 백스핀량이 더 많을까?”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나는 주저하지 않고 답했다. “60도 웨지”라고. 그런데 틀렸다. 정답은 54도 웨지였다. 어이가 없었다. ‘60도 웨지로 치면 더 높이 뜨지 않는가?’라고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래도 백스핀량은 54도 웨지가 더 많다는 것이다. 장비로 측정했더니 진짜였다. 60도 웨지로 친 것이 백스핀량이 더 적었다. 로프트 각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높이 뜬 것일 뿐.

       

      짧은 클럽일수록 백스핀량이 많긴 하다. 8번 아이언 보다는 9번 아이언이 백스핀을 더 많이 먹는다. 그런데 어느 한계를 넘어서면 오히려 백스핀량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로프트가 너무 높으면 볼이 클럽 페이스 위를 미끄러지져서 그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만 속으로 해 봤다. 또 같은 로프트라도 더 빠르게 볼을 맞히면 백스핀량이 더 많다는 것은 새겨둘 만하다. 고개를 끄덕인다면 이미 한가락 하는 골퍼다.

       

      프로 선수 샷은 그린에 떨어진 다음 뒤로 빨려올 때가 있다. 헤드 스피드가 더 빨라서 백스핀량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멋진 백스핀을 보여주고 싶다면 헤드 스피드를 늘릴 일이다. 억지를 부린다고 하루 아침에 될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골프볼이 이렇게 백스핀에 따라 퍼포먼스 차이가 난다. 그래서 볼을 디자인 하면서 백스핀을 많이 먹게 할 지 덜 먹게 할 지를 놓고 고심을 하는 것이다. 스포츠월드와 약속한 ‘화씨벽’ 12회가 어느새 끝났다. 다른 주제로 또 독자와 만날 수 있기를.

       

      김용준 프로(엑스페론골프 부사장 겸 한국프로골프협회 경기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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