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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알쓸신잡] ‘양손잡이’가 드문 프로야구, 못하는 걸까 안 하는 걸까

입력 : 2018-08-01 06:00:00 수정 : 2018-08-01 10: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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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과거에는 사회적 편견 탓에 왼손잡이가 금기시되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은 다르다. 왼손잡이는 더는 부끄러운 성향이 아니다. 여기에 오른손잡이 위주의 세상에 적응한 왼손잡이인 양손잡이도 종종 접할 수 있다.

그러나 프로야구계에서는 좀처럼 양손잡이를 접하기 어렵다. 양손잡이를 지칭하는 단어인 스위치히터와 스위치 피처가 존재하지만 극히 일부만이 수행한다.

거의 모든 플레이가 손을 통해 이뤄지는 종목인 만큼 양손을 모두 사용할 수만 있다면 분명 큰 이점을 누릴 터. 그럼에도 왜 양손잡이가 보편화 되지 않는 것일까.

우투양타의 SK의 외야수 김재현은 2013시즌부터 2시즌간 스위치히터에 도전했지만 2015시즌부터는 좌타석에만 들어선다.

오른손잡이인 김재현은 학창시절 훈련을 통해 좌타자 변신에 성공한 선수라 프로무대에서도 양타가 가능했지만 결국 시각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도전을 접었다. 김재현은 “조금만 컨디션이 저하돼도 공을 보는데 어려움이 따라 타격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비효율적인 우타석을 굳이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도 비슷한 견해다. “야구는 결국 성적으로 말한다. 타율을 계산할 때 좌우타석의 성적을 나누는 법은 없다. 따라서 더 잘 맞는 쪽으로 선택과 집중이 이뤄지고 있다. 더불어 타격 기술의 발전으로 기존 통념을 깬 좌완에 강한 좌타자, 우완에 강한 우타자가 속속 등장해, 스위치히터의 매력이 예전만큼 크진 않다”라고 강조했다.

메이저리그와는 달리 KBO리그에선 아직 스위치 피처가 1군 무대에 오른 적이 없다. 2015시즌 한화의 최우석이 도전했지만 끝내 실패로 막을 내렸다. 이 위원은 “투구는 온몸의 근육을 모두 사용하는 동작이다. 단순히 어깨로만 이뤄지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에 신체 균형적 측면에서 불가능에 가깝다”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지난 1월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주인공 김제혁처럼 좌완 투수가 우완 투수로 전향할 수 있을까. 해당 드라마를 시청했던 김재현은 부정적 의견을 전했다.

김재현은 “양손 사용이 익숙해도, 반대 손으로 던질 때면 충분한 힘이 실리지 않는다. 특히 투수라면 롱토스가 기본인데, 내 경우엔 왼팔로는 30m도 힘겹다. 한 방향 훈련이 몸에 밴 성인 선수가 단 몇 년간의 개인훈련으로 투구 팔을 바꾼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만약 던질 수 있더라도 프로 무대에서 타자들과 맞서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일이다”라고 밝혔다.

결국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서 양손잡이는 판타지에 가깝다. 불가능한 부분도 있지만, 다재다능 보다는 특화된 능력이 더욱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이 현실이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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