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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인터뷰] ‘후반기 맹타’ 롯데 민병헌의 반등 비결, 기술 아닌 심리에 있었다

입력 : 2018-07-31 10:00:00 수정 : 2018-07-31 13: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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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정말 내려놓으니, 느끼는 바가 많았어요.”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법일까. 외야수 민병헌(31)이 롯데에서 보낸 첫 전반기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전반기 60경기에서 타율 0.288(222타수 64안타), 8홈런, 27타점을 올렸다. 결코 부진한 성적은 아니었지만 100% 만족과는 거리가 있었다.

민병헌 역시 기복을 보인 타격 성적에 조급하긴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5월에는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1개월가량을 쉬어갔기에, 부담감은 더욱 상당했다.

민병헌은 “사실 시즌 전 욕심이 많았다. 타점 기회에선 제대로 보여줘야겠다는 생각도 강했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아 조급함만 늘어갔다”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잦은 타순 변경도 민병헌을 힘들게 했던 요인 중 하나였다. 타순의 균형과 흐름을 무척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원우 감독은 전준우, 이대호를 제외하고는 전 선수들의 타순을 고정하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폭의 변화를 겪은 선수가 바로 민병헌이었다. 리드오프는 물론 3번, 5번, 6번 등을 매 경기 오가야 했다. 전반기 기복의 모든 원인이 타순 변경이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다소 가혹했던 타순 변화였다.

그러나 후반기는 다르다. 30일까지 12경기에서 타율은 0.412(51타수 21안타)에 달한다. 민병헌은 “잘 될 때가 있다면 안 될 때도 있는 법이다”며 겸손함을 보였지만 “마음가짐의 변화가 도움됐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핵심은 우연한 계기로 비롯된 ‘내려놓기’였다. 민병헌은 “전반기 마지막 일정이었던 삼성과의 포항 3연전에서 그동안 약세를 보였던 장필준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 이때 (손)아섭이가 찾아와 ‘걱정하지 말고,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으로 맞서보라’며 힘을 줬다. 삼진을 당할 각오로 맞붙었는데, 신기하게도 결과가 좋았다”며 웃었다.

이후 민병헌은 자존심, 욕심, 부담감 등 꽤 여러 면에서 내려놓기를 시도했는데 무엇이든 도전한다는 자세를 취하니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졌다. 실제로 조 감독이 혀를 내두를 정도의 훈련량도 줄였다. 부담감 탓에 자신을 옥죄는 행동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에 선수가 느낄 부담감을 우려해 언제나 말을 아끼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인 조 감독의 배려도 심리적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이 됐다. 특히 최근 3경기에서는 상승세를 고려해 5번 타자로만 배치해 해결사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심리적 안정과 함께 타격감까지 되찾은 민병헌의 목표는 롯데의 가을야구 단 하나다. “4연승에 성공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포기란 없다”며 의지를 다진 그의 모습 속에서 롯데 역시 조금씩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을 키워나가고 있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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