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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위크엔드스토리]한화 정우람 "9년 찰떡 내조, 특급 아내가 너무 고맙죠"

입력 : 2018-07-14 09:49:21 수정 : 2018-07-14 1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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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대전 정세영 기자] “그러고 보니, 올해 한 번도 아내 이야기를 한 적이 없네요.”

지난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전반기 마지막 경기가 열린 날이었다. 한화 마무리 투수 정우람(33)은 경기를 앞두고 바쁘게 움직였다. 언론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기 때문이다. 비단 이날뿐 아니다. 어떤 날에는 스케줄을 거절해야 할 만큼 인터뷰 일정이 빡빡할 때도 잦다. 정우람에게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는 이유가 있다. 한화는 전날 넥센전에서 승리를 거둬 전반기 2위를 확정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과다. 개막 전 한화는 유력한 ‘꼴찌 후보’였다. 하지만 기막힌 반전을 이뤄냈다. 그 반전의 중심에 정우람이 있다. 정우람은 전반기 36경기에 등판해 4승무패 27세이브 평균자책점 1.30을 기록했다. 27개의 세이브는 리그에서 압도적인 1위다. 올해 한화의 31차례 역전승(1위)의 원동력은 든든히 뒷문을 지켜준 정우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데 오랜만에 만난 기자와 마주 앉은 정우람은 자신을 칭찬하자, 손사래부터 쳤다. 오히려 동료들을 칭찬했다. “앞에서 세이브 상황을 만들어 준 동료들 덕분입니다. 우리 선수들이 각자의 역할을 잘 해줬어요. 그래서 내가 많은 세이브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많은 세이브를 올린 비결이 있을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마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그는 “아내의 공이 큽니다. 어떻게 보면 야구선수 정우람으로서 더 높게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 것이 바로 아내입니다”라며 웃는다.

이날 ‘아내’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정우람은 얼굴에는 절로 미소가 나왔다. 정우람은 지난 2010년 12월 방송작가 출신인 최은진 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두 사람은 2009년 OBS ‘불타는 그라운드 시즌2’ 촬영 당시 방송작가와 선수로 만나 인연을 맺었고, 1년 6개월 열애 끝에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두 사람의 결혼에는 은퇴한 이호준이 결정적인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정우람은 연애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첫눈에 반했죠. 제가 먼저 대시했습니다. 사실 그때 주변에서 많이 도움을 줬어요. 특히 은퇴한 이호준 선배가 정말 많이 도와줬습니다.”

야구 프로그램 작가로, 한 시즌을 야구단과 함께 보낸 최 씨인 만큼 야구와 관련된 이론은 보통 이상이다. 사실 야구선수의 아내로 산다는 것은 쉽지 않다. 각종 보양식을 챙겨야 하고, 루틴이 깨어지지 않게 남편의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써야 한다. 정우람은 시집을 온 뒤 자신의 꿈까지 포기해 늘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정우람은 아내 최 씨에게 100점 만점을 줬다. 

“결혼한 지 9년이 됐는데, 내 표정만 봐도 무엇을 원하는지를 딱 알아요. 방송작가 출신이라, 조사력은 누구 못지않아요. 세세한 것까지 신경을 쓰는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예요. 말을 안 해도 내게 필요한 것만 쏙쏙 챙겨주는 아내에게 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아내가 해주는 요리 중 가장 맛있는 것이 뭔지를 묻자, 주저 없이 “LA 갈비입니다”라며 껄껄 웃는다. “LA 갈비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에요. 제가 입이 짧은 편이고, 뭔가 먹고 싶다는 말도 잘 안 하는 데도 아내가 해주는 요리는 다 맛이 있습니다.”

이날 정우람은 “오늘 시즌 처음으로 아내가 응원을 온다”라며 기뻐했다. “아내가 제가 마운드에 오르면 TV를 끄고 문자 중계로 봅니다. 이유는 따로 묻지 않았는데, 저보다 더 긴장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아들과 함께 구경 오는 데 더 힘을 내야겠습니다.”

한참 동안 아내 자랑을 늘어놓던 정우람은 다시 야구 이야기가 나오자, 이내 ‘진지 모드’가 됐다. 한화는 지난 10년간의 암흑기를 뚫고 가을 야구가 눈앞이다. 정우람에게도 ‘가을 야구’는 간절하다. 정우람이 진지하게 말했다. 

“SK 소속이었던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내 마지막 가을 야구였네요. 저는 가을 야구가 정말 간절합니다. 전반기는 저뿐 아니라, 모든 선수가 잘해서 여기까지 왔어요. 후반기에는 경험이 필요한 중견급 베테랑 선수들이 더 힘을 내야 하는 데, 나 역시 힘을 내 팀이 가을 야구를 하는 데 큰 힘을 보태고 싶어요.” 

niners@sportsworldi.com

사진=대전 정세영 기자, 정우람 선수 제공,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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