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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7-13 06:00:00, 수정 2018-07-13 11:25:51

    '성체 훼손' 워마드는 왜 혐오하는가…"혐오야말로 전략"

    [이슈톡톡-워마드 논란] 워마드 관련 논문 분석
    • 성체 및 코란 훼손를 비롯한 도넘은 혐오 표현 및 행동으로 우리 사회를 경악시키고 있는 여성 커뮤니티 ‘워마드’는 혐오를 여권 신장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는 연구 분석이 나왔다. 즉 여성 혐오에 맞서 혐오 미러링을 핵심 전략으로 간주한다는 거다.

      워마드의 혐오 대상은 주로 생물학적 ‘남성’이다. 남성이라면 안중근, 윤봉길 같은 위인부터 김주혁, 종현 등 고인이 된 연예인, 문재인 대통령에서 예수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남성은 물론 트랜스젠더 여성, 게이 등 ‘생물학적 남성’은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다. 이와 함께 기독교와 이슬람교, 불교 등에 대한 종교적 혐오 표현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워마드는 공지 글을 통해 ‘워마드는 오직 여성인권만을 위한 커뮤니티’라고 밝히고 있다. 오직 여성인권만을 겨냥한다는 워마드는 왜 혐오하는가. 이들이 혐오 표현과 행동을 통해 얻으려는 것은 무엇인가. 전문가들의 입을 빌려 이유를 알아봤다.

      워마드 홈페이지 대문.
      ◆워마드, ‘페미니즘’ 아닌 ‘여성우월’ 추구

      12일 각종 논문과 커뮤니티 글 등에 따르면 워마드는 검열과 제약 없는 ‘남성혐오’와 ‘여성우월주의’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여타 소수자들과 연대 없이 오직 “(생물학적) 여성만을 위한 페미니즘”을 주장하고 있다. 과거 게이 등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금지한 메갈리아와 다른 노선을 택한 것이다. 워마드 내 여성의 성기를 지칭하는 게시판들은 이런 특성을 잘 나타낸다.

      김보명 서울대 여성연구소 객원연구원은 지난 3월 ‘혐오의 정동경제학과 페미니스트 저항’ 논문에서 “(워마드의) ‘여성’ 범주에 대한 강조는 ‘남성 중심적 성별 규범으로부터 탈주, 해체되어야 하는 것’으로서의 ‘여성’이라는 이해와 충돌함으로써 워마드 내부에 존재하는 여성에 대한 양가적인 태도를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워마드가 ‘코르셋(여성들을 억압하던 기존의 관습)’으로 대표하는 사회문화적 여성을 거부하지만 이에 대한 거부와 저항을 실천하는 여성이라는 집단적 범주까지 해체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워마드는 ‘여성의 생물학적 여성성’을 들어 집단적 범주를 설정하고 사회문화적으로 억압받아온 성 역할의 변화를 촉구한다는 분석이다. 그 과정에서 워마드는 성 평등이 아닌 ‘여성우월’을 추구하는 것이다.

      워마드에 나타난 남성은 강간, 폭력, 살해, 모욕의 대상으로 그려지고 있다. 김 연구원은 “스스로를 상처받고 손상된 피해자로 인식하는 소수자들이 그 회복의 가능성을 억압 구조의 해체가 아닌 구조 내에서의 위치 역전, 즉 노예가 아닌 주인의 자리를 차지함으로써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했다”며 “정작 ‘대중성’으로서의 페미니스트 정치학을 정의하거나 구현하는 데 실패하며 생물학적 본질과 문화적 동질성으로서의 ‘여성’으로 손쉽게 귀환했다”고 워마드의 한계를 지적했다.

      워마드 운영규칙을 담은 게시글. 워마드 홈페이지
      ◆“‘혐오 미러링’은 일종의 ‘전략’”

      워마드는 여성혐오 표현이 난무하는 일베 등 남성중심 커뮤니티의 ‘혐오 미러링’ 성격을 가진다는 분석이다. 즉 남성의 여성혐오 발언을 동일한 남성혐오로 대응하는 것이다. 일베와 비슷하게 워마드는 홈페이지에 ‘용어 설명’ 등을 통해 혐오 표현을 정리하며 목표를 분명히 한다.

      이혜정 한국외대 교수는 지난4월 한국여성철학회의 학술대회에서 이같은 혐오에 대해 “특권계층이 동물적 육체성에서 유래한 혐오적 속성들을 담지한 집단들을 분리하고 그들로부터 우월성을 갖고 오염되지 않기 위한 사고와 관련한 감정”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이 교수는 “정당한 분노로도 여성혐오가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남성과 동일한 방식으로 혐오전략을 창출한 것”이라며 “여성주의자들은 가정에서, 법에서, 문화에서 투쟁해왔지만 그들에겐 가부장적인 술책과 여성 개인의 책임 등으로 돌아와 여성의 입을 봉해왔다”고 워마드의 남성혐오 원인을 짚었다.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자격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그동안 민주적인 대화나 분노가 통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부정적 관심이라도 받게 되면 자신들의 이슈를 세상에 알릴 수 있다는 인식이 자극적인 혐오표현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남성혐오는 여성억압에서 벗어나는 ‘놀이’

      워마드에선 남성혐오를 일종의 놀이로 수행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워마드의 자유게시판 글들은 ‘놀이터’라는 말머리를 걸고 있다.

      김선희 이화여대 교수는 지난4월 한국여성철학회의 학술대회에서 “(워마드에선) 웃고 넘어가야할 놀이를 도덕적 잣대로 평가하고 준엄하게 비판하려는 것을 ‘웃기는 일’이라고 조롱한다”며 “웜련(워마드 회원을 지칭하는 용어)들은 도덕규범과 엄숙주의를 버리고 여성혐오에 맞서 남성을 조롱하는 놀이를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도덕적인 규범이 작용하지 않는 인터넷 공간이라는 특성상 자극적인 게시물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워마드에서 남성의 성기가 왜소하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숫자 69 등을 예로 들며 “워마드에서 남성은 조롱과 멸시, 비웃음의 대상일 뿐이어서 (회원들은) 여성억압에서 벗어나는 해방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불의를 정당화할 수 없듯이 혐오는 정당화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워마드가 놀이와 현실 사이를 넘나들고 있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며 “놀이를 넘어서 현실의 실천을 추구할 때 윤리적 문제를 간과하기 어렵고 책임을 회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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