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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현의 톡톡톡] 응원의 방식

입력 : 2018-07-04 09:59:50 수정 : 2018-07-04 15: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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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을 하는 이유는 저마다 다양하겠지만 한동안 우리 부부 다툼의 원인은 야구였습니다. 예전 어머니, 아버지들처럼 ‘야구를 보네’, ‘드라마를 보네’ 하는 TV 채널 다툼은 물론 아닙니다. 또 요즘 젊은 야구팬들처럼 응원하는 팀이 다른가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저희는 같은 팀을 응원하는지라 함께 야구 경기 보는 것을 매우 좋아합니다.

문제는 응원하는 스타일이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스포츠 경기를 한번이라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내가 응원하고 있는 팀이 잘할 때는 아무것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저 흥이 나고 기분 좋아 하이파이브를 할뿐이죠. 문제는 우리 팀이 실점을 한다거나 우리 선수가 중대한 실수를 할 때 나옵니다. 전 속이 터지지만 밖으로의 표현은 소극적인 스타일입니다.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다거나, 채널을 돌린다거나 등등의 방법으로 긴 호흡을 하며 화를 가라앉힌다고나 할까요. 반면 저희 신랑은 아주 솔직하게 감정을 드러내서 화를 내는 스타일입니다. 뭐 자세히 얘기 안 해도 아실 겁니다. 주변에 흔한 일이니까요. 근데 문제는 접니다. 우리 팀의 안 좋은 플레이는 꾹 참으면서 신랑의 화엔 참지 못하고 다툼을 거니까 말입니다. 그렇게 화낼 거면 보지마 등등… (읽으시는 분들 계시니 험한 말은 참겠습니다. ㅎㅎ)

어쨌든 지면을 빌려 변명을 하자면 그 당시 제 논리는 이렇습니다. 사실 경기를 하면서 지고 싶은 팀과 선수가 어디 있겠습니까. 이기고 싶은 승리에 대한 욕구와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은 선수의 열망은 응원하는 우리의 몇십배 몇백배가 아닐까요. 그들은 중대한 실책을 하게 되면 아마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 겁니다. 응원하는 사람들이야 기분에 관한 거지만 직접 뛰는 선수들은 수입과도 바로 직결되는데요. 그래서 우리보다 더 속상한 선수들에게 욕설보다는 응원을 더 보내야한다는 게 제 팬심이었습니다. 아, 물론 ‘화내면 오빠가 늙고, 스트레스 받으면 오빠가 병들어’라는 말도 신랑 기분 좋을 때 얘기해주었습니다. 시간이 좀 걸리긴 하였지만 지금은 같은 방식으로 응원하며 어젯밤에도 조용히 TV를 껐습니다. ㅎㅎ

월드컵 대한민국 경기는 끝났지만 다음 달이면 아시안 게임입니다. 큰 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응원할 일 많을 텐데요. 혹시라도 삐리리한 상황이 발생하면… 계란을 던지기보단 마음으로 안아주도록 합시다!

배우 겸 방송인 류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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