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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초 감독’ 박훈정, 영화 ‘마녀’로 그려낸 여성 중심 색깔은

입력 : 2018-06-13 09:06:11 수정 : 2018-06-13 10: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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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배진환 기자]

충무로의 대표적인 ‘마초 감독’으로 통하는 박훈정 감독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여배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 ‘마녀’(영화사 금월)를 통해 여성 중심의 색깔을 그려내는 또다른 신세계를 만들고 있다.

박훈정 감독은 ‘신세계’(2012) ‘대호’(2015) ‘브이아이피’(2017)까지 남성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영화를 주로 만드는 연출가로 유명했다. 실제로 거칠고 마초적인 느와르 장르에서 뛰어난 연출력을 보여줬으며, 남성 영화의 한 획을 그은 ‘신세계’는 여전히 박훈정 감독의 대표작으로 통한다.

하지만 그런 ‘마초 영화’에 대한 비난과 논란이 박훈정 감독의 발목을 잡기도 했다. 특히 작년에 개봉한 ‘브이아이피’는 개봉 전까지만 해도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등 화려한 출연진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개봉 이후 ‘여혐 논란’에 휩싸이며 관객의 외면을 받았다. 극중 여성 피해자에 대한 배려심 없는 잔혹한 묘사가 여성 관객들을 중심으로 한 불매운동까지 번진 바 있다. 이에 박훈정 감독에게는 마초영화 전문 감독이라는 꼬리표가 계속 따라다녔다.

그런 박훈정 감독이 새롭게 ‘마녀’를 들고 나오면서 여성 중심의 영화 연출을 시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마녀’는 시설에서 수많은 이들이 죽은 의문의 사고, 그날 밤 홀로 탈출한 후 모든 기억을 잃고 살아온 고등학생 자윤 앞에 의문의 인물이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리는 미스터리 액션물이다. 

주인공이자 기억을 잃고 살고 있는 여고생 자윤 역은 신예 김다미가 1500대 1의 경쟁률을 꿇고 캐스팅 됐고, 자윤의 과거를 모두 알고 있는 닥터 백 역은 4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조민수가 맡았다. 특히 닥터 백은 본래 시나리오에서는 남성으로 설정됐으나 제작 회의를 통해 여성으로 바꾸고 조민수를 캐스팅했다. 박훈정 감독의 전작들과는 다르게 영화를 이끄는 가장 중요한 메인 캐릭터 두 명이 여성으로 배치됐다.

이처럼 여성 중심의 영화로 돌아선 것에 대해 박훈정 감독은 최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그동안 마초영화 전문 감독이었던 것이 맞다”면서도 “인간이 악하게 태어나서 선하게 변해가는지, 선하게 태어나서 악하게 변하는지 예전부터 궁금했다. 그 궁금증에서 이 영화가 시작됐다. ‘마녀’는 여성 액션 그 자체에 주목을 했다기보다는 성선설 성악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 이야기에 어울리는 적합한 인물을 찾아보니 주인공이 여학생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을 맡은 배우 박희순도 “충무로에서 보기 힘든 여성 캐릭터의 향연이다”라며 “감독님이 이번에는 진짜 모든 것을 쏟아붓는 느낌이었다. 원래 필요없는 장면은 애초 찍지를 않는데 이번엔 마음에 들 때까지 끝장을 보더라”고 달라진 박훈정 감독의 분위기를 전했다.

jbae@sportsworldi.com

사진=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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