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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5-05 06:00:00, 수정 2018-05-03 11:20:40

    [위크엔드스토리] 김주성 “팬 퍼스트… 후배들도 잊지 말아주길”

    • [스포츠월드=박인철 기자] “팬 퍼스트(Fan First), 언제나 팬들을 위해 노력했다는 선수로만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한국 농구의 대들보’ 김주성(39)을 지난 1일 스포츠월드가 만났다. 그는 코트 밖에서도 여전히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생활 패턴이라도 변했나 싶었지만 특별한 변화는 없단다. 김주성은 “곧 가족들과 미국 캘리포니아로 유학을 떠날 예정이라 짐 정리 등으로 바쁘게 보내고 있다. 원래 이 시기가 휴가철이라 생활 패턴 변화는 없다. 그냥 인터뷰가 좀 늘어났다(웃음). 그동안 고생했다고 연락 주시는 분들이 많아 내가 시기에 맞게 잘 떠나는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며 웃었다.

      ▲경청(傾聽)-지금의 김주성을 만든 인생 글귀.

      김주성이 프로농구에서 쌓은 업적은 일일이 거론해도 끝이 없다. DB에서만 16년을 뛰었고 데뷔 시즌 신인왕에 프로 통산 우승 8회(정규리그 5회+챔프전 3회), MVP 5회(정규리그 2회+챔프전 2회+올스타전 1회)의 영광을 안았다. 2002 부산,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금메달을 차지한 유일한 한국선수이기도 하다. 프로 16시즌간 통산 기록은 평균 30분44초 출전 13.87득점. 6리바운드 1.4블록슛. 특히 블록슛은 무려 1037개로 2위 찰스 로드(561개)에 크게 앞서는 독보적인 1위다. 20대 시절에는 궂은 일도 마다 않는 수비형 선수에서 황혼기 들어서는 3점 슈터로 변화해 생명력을 늘렸다. 오랜 기간 정상을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김주성은 “열심히 들었다”고 간단히 답했다. “내 농구 인생을 한 글귀로 정리한다면 경청이라 할 수 있다. 난 내가 농구를 잘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래서 조언을 많이 듣고 내 것으로 만들려 했다. 현역 시절 내 자세가 안 좋으면 후배들한테도 거리낌없이 얘기해달라고 했다. 감독, 코치, 선후배 누구의 얘기도 가감없이 들었고 단점이 있으면 고치려 노력했다. 솔직히 어느 날엔 후배들이 나한테 하도 뭐라 하니까 짜증날 때도 있었다(웃음). 그래도 다 도움이 되는 부분이라 생각했다. 오히려 은퇴하고 나니 왜 더 열심히 안했을까 이런 생각도 든다. 선배들이 나이 들면 몸은 안 따라주는데 생각이 더 또렷해진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더라. 더 열심히 듣고 많이 움직일걸….”


      ▲내가 꿈꾸는 지도자는….

      현역 시절 수많은 우승과 개인 수상 트로피를 품에 안은 김주성의 다음 목표는 지도자다. 미국 유학도 이를 위한 준비 과정이다. 선수생활을 오롯이 바친 DB에서 지도자로 돌아온다면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고 한다.

      김주성은 “워낙 DB 색깔이 짙어서 타 팀에서 내게 러브콜을 보낼지 모르겠다. 사실 DB에 대한 애정이 많기 때문에 제의를 받아도 고민할 것 같긴 하다. 만약 DB가 날 안 찾으면? 타 팀에서 열심히 해야지”라 너스레를 떤 뒤 “사실 먼 미래다. 지도자는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중에 지도자가 될 때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지금도 많이 연구하고 공부하고 있다. 나는 선수 말 잘 듣고 우승도 많이 하는 감독이 되고 싶다. 그런데 지도자 되면 많이 다를 거라고 하더라. 화도 많이 내고(웃음). 그래도 딱 하나 되씹고 있는 부분은 내가 혹여 성적 부진으로 짤리더라도 선수들을 생각하는 감독이 되자는 거다. DB에서 만난 감독님들이 선수들에 그랬듯 나 역시 그런 지도자가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팬을 먼저 생각하는 농구인이 많기를….

      평생 한 번도 하기 힘든 우승을 수 차례 맛본 김주성이다. 후련하게 떠날 듯도 하지만 딱 하나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농구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나날이 줄어드는 것이다.

      김주성은 “참 아쉽다. 선수들 모두 열심히는 하는데 팬들이 볼 때는 부족한 부분도 많았던 거 같다. 연맹도, 구단들도 반성할 부분이 있을 거다. 나도 반성을 하게 된다. 선수 생활 동안 플라핑(flopping-속임 동작으로 심판을 속이는 것) 논란이 꼬리표처럼 붙기도 했다. 핑계대지 않겠다. 팬들이 보는 시각이 그렇다면 그게 맞다”면서 “조심스레 얘기하자면 플라핑을 고치려고 노력도 많이 했다. 경기 중에 안하려고 의식하다가 더 힘이 빠지기도 했다. 사실 2년전 은퇴하려다 1년을 더 뛴 것도 내가 플라핑을 고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팬들에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팬들이 싫어하는 행동이라면 핑계대지말고 고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른 농구인들도 팬퍼스트 정신으로 팬들을 위한다는 일념으로 임한다면 서로간의 거리가 가까워지지 않을까”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주성에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잠시 고민하던 그는 “끝까지 노력하는 선수였다고 기억되고 싶다. 농구를 잘하는 선수는 많다. 농구를 하는 순간 만큼은 내가 진정으로 노력했다는 모습이 팬들에게 닿았으면 좋겠다. 난 농구 덕분에 밥을 먹고 직업을 얻게 된 행운아다.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농구가 팬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오래 기억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club1007@sportsworldi.com 사진=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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