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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노사 극적 타결… 경영 정상화 첫 발

입력 : 2018-04-26 03:00:00 수정 : 2018-04-25 19: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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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이상 한국 체류 조항 수용
출자전환·5000억원 투자 요청 등
본사, 후속책 마련에 본격 착수
오늘까지 노조조합원 찬반투표
[한준호 기자] 한국지엠 노사가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에 대한 교섭 잠정합의를 이끌어 내면서 향후 경영 정상화를 위한 첫 발을 뗐다. 그런 가운데 지엠(GM) 본사가 우리 정부와 산업은행이 요구한 사항을 사실상 수용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지엠 경영정상화에 파란불이 켜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산업은행이 한국지엠에 대한 지원 선결 요건으로 제시한 10년 이상 한국시장 체류와 중요 의사 결정에 대한 거부권 조항을 지엠 측이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노사 잠정합의안에 이어 지엠 측이 우리 정부와 산업은행의 요구까지 받아들이면서 향후 긍정적인 결과가 기대된다.

앞서 노사 잠정합의안은 우리 정부와 노동조합의 협상 시한 연장 요청을 사측이 받아들인 후 가진 집중 교섭에 따른 것이다. 지난 20일이 시한 마감이었지만 연장 끝에 23일 타결됐다. 핵심 쟁점이던 군산공장 폐쇄 이후 노동자 고용 보장과 직원 복리후생비용 감축, 신차 물량 배정 등에서 노사 양측이 극적 합의를 이뤄냈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타결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합의로 한국지엠이 경쟁력있는 제조기업이 될 것”이라며 “노사교섭 타결을 통해 지엠과 산업은행 등 주요 주주와 정부로부터 지원을 확보하고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절실하다”고 말했다.

합의안은 오늘까지 진행될 노조 조합원 투표를 거쳐야 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어렵게 마련한 합의안인 만큼 투표 역시 통과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이 외에도 넘어야 할 산이 있다. 현재 지엠(GM) 본사는 출자전환과 신차 배정 등 후속책 마련에 착수했다. 우리 정부와의 자금지원 협상도 준비하고 있다. 일단, 지엠 본사는 한국지엠에 빌려준 27억달러(한화 약 2조9060억원)를 출자전환하는 대신, 산업은행에 5000억원 투자를 요청할 예정이다.

또한 우리 정부에 한국지엠 부평과 창원 공장을 대상으로 세금 혜택이 가능한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출자전환은 한국지엠의 빚을 탕감해서 이를 주식으로 바꾸는 것이라 결과적으로 지엠 본사의 한국지엠 지분율을 높이게 된다. 이렇게 되면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기존 지분율 17%가 1%로 하락한다. 이 때문에 산업은행은 지엠 측에 출자전환을 하되, 주식 가치를 떨어뜨리는 차등감자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지엠 경영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산업은행의 지분율을 유지하기 위한 것인데 이는 지엠 본사로서는 빚을 탕감해주고 27억달러를 날리는 것이나 다름없어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이번에 산업은행의 거부권 조항이 받아들여지면서 이 또한 해결될 전망이다.

5000억원 투자는 신차 배정을 전제로 한 것이다. 지엠은 한국지엠에 28억달러(한화 약 3조원)를 투자하고 트랙스 후속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 스파크를 대체할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 등 신차 2종을 배정할 계획이다. 그러면서 지엠은 산업은행에 5000억원을 투자해달라고 요구했다.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 역시 우리 정부는 지엠이 철수를 하지 못하도록 자율주행 등 미래 자동차를 신차로 배정해야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른바 ‘먹튀 방지’를 위한 것이다.

지엠과 우리 정부의 협상의 1차 합의 시한은 이달 27일까지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까지 구두 약속이든, 조건부 양해각서든 합의에 도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산업은행의 5000억원 투자와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등은 정부가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가 합의해 법정관리를 피한데다 한국지엠을 살려 국내 일자리를 유지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지엠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국지엠은 올해 2월 군산공장 폐쇄 이후 철수설부터 파산설까지 내홍을 겪어왔다. 올해 1분기 누적판매량은 1만992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7648대보다 무려 47.1%나 감소했다. 일단 신차 배정이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베리 앵글 지엠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앞으로 두 가지 중요한 신제품을 배정하겠다”며 “모두 생산량이 굉장히 크고 수출물량이 대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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