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전 의원의 말이다. 그렇다. 미투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이래야 한다.
하지만 자신이 가해자로 지목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정봉주도 그렇다. 정봉주는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행적을 구체적으로 밝히며 성추행 장소로 지목된 호텔에 간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피해자의 말을 조목조목 따져 반박했다. 피해자를 두 번 죽인 행위다.
앞서 22일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 정봉주 전 의원이 찍힌 사진 780장을 단독 공개했다. 이날 방송은 해당 사진들을 근거로 정 전 의원이 사건 당일 호텔에 가지 않았다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이는 논란이 된 특정 시간대에 대한 사실확인에 집중했을 뿐 사건 전체의 실체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부족해 결과적으로 진실규명에 혼선을 야기했다.
의혹은 또 있다. 방송 녹화 현장에서 을지병원에서 찍힌 사진들이 공개됐으나 정작 방영분에서는 이 사진들은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을지병원을 출발해서 여의도 렉싱턴 호텔로 갔다’는 피해자 증언의 신빙성을 더하는 증거이기도 했다. 하지만 방송에선 빠졌다.
끝까지 씁쓸한 것은 이들의 태도다. 정봉주는 “죄송하다”며 모든 공적 활동의 중단을 선언했다.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성추행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고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 어디에도 없었다.
미투 운동을 대하는 이들의 자세를 설명하던 정봉주는 어디로 갔나. 2차, 3차 가해를 가하던 그의 지지자들은 어디로 숨었나. 그리고 지상파 SBS와 김어준은 피해자에게 감히 어떤 말을 꺼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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