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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스토리]'셔틀콕 바보' 정재성, '동호회 투어' 약속 지킨 슈퍼스타

입력 : 2018-03-09 18:24:28 수정 : 2018-03-09 18:2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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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배드민턴을 사랑했다. 세계랭킹 1위의 슈퍼스타였지만, 배드민턴 발전을 위해 은퇴 후 전국 동호회를 찾아다니는 ‘셔틀콕 바보’였다. 누가 시킨 것도, 알아주는 것도 아니었지만, 묵묵히 국민과 만나 셔틀콕을 나눴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이자 배드민턴 영웅 정재성이 홀연히 세상을 떠났다. 배드민턴계는 눈물바다에 빠졌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9일 고(故) 정재성 삼성전기 감독의 부고 소식을 전했다. 정재성 감독은 9일 오전 자택 거실에서 홀로 잠을 자던 중 숨진 채 발견됐다. 정재성 감독은 3년 전 건강검진에서 심장박동이 불규칙하다는 결과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성 감독은 국제대회에서 28회나 정상에 올랐던 스타 선수 출신으로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이용대와 함께 남자복식 동메달을 획득하는 등 한국 배드민턴 복식에 한 획을 그었다. 특히 이용대와 함께 환상의 복식조로 활약하며 2009년 남자복식 세계랭킹 1위, 2011년 프랑스오픈 슈퍼시리즈 1위, 덴마크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 1위, 2012년 전영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 1위에 오르는 등 전성기를 보냈다.

정재성 감독은 2012년 런던올림픽을 마친 후 정든 배드민턴 라켓을 놓고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은퇴를 선언하면서 정재성 감독은 약속 하나를 했다. 바로 전국 투어였다. 당시 정재성 감독은 “배드민턴 선수 출신인 아내와 함께 전국투어를 하면서 배드민턴 동호회를 방문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내가 이 자리에 올기까지 많은 분들의 격려와 응원이 있었다”며 “팬서비스의 의미도 있고, 배드민턴 발전에도 작게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의미있는 공약을 내걸었다.

정재성 감독은 은퇴 후 삼성전기 배드민턴 팀 코치로 활약하면서도, 바쁜 시간을 쪼개 공약을 지켰다. 전국 각지의 동호회를 방문해 시범 경기를 선보였고, 원포인트 레슨에도 나섰다. 누가 알아주는 것도, 시킨 것도 아니었지만, 묵묵하게 전국 투어 약속을 지켰다. 동호회원들은 정재성을 만나 배드민턴의 재미를 2배로 느꼈고,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며 즐거워했다.

이처럼 아름다운 사람이었던, 배드민턴 슈퍼스타였지만 국민에게 먼저 다가가며 작은 실천을 행했던 정재성 감독이 홀연히 세상을 떠났다. 안타까움이 크다. 배드민턴계는 눈물 바다에 빠졌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삼성전기 배드민턴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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