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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2-28 21:17:05, 수정 2018-02-28 21:24:20

    불모지서 약진… 저변 확대 계기되나

    평창동계올림픽 결산 <4> / 썰매서 金·銀… 스노보드서도 銀 / 컬링은 ‘영미’ 신드롬 일으키며 銀 / 생소한 스포츠 인기 스포츠로 탈바꿈 / 女아이스하키 감동… 실업팀 창단 / 열악한 환경 개선·적극 지원 필요
    • ‘제2의 팀 킴(Team Kim)’이 나올 수 있을까.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이 전국에 “영미~” 신드롬을 일으키며 사상 첫 은메달까지 따내자 이를 계기로 한국의 스포츠 저변을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뿐만 아니다. 최고 시속 140㎞의 광속 질주를 펼치며 금메달을 따낸 스켈레톤 ‘황제’ 윤성빈(24·강원도청)을 비롯해 은메달을 수확하며 썰매 종목의 새 역사를 합작한 4인승 봅슬레이도 있다. 스노보드 최초 은메달을 신고한 ‘배추 보이’ 이상호(23·한국체대), 전 세계에 감동을 선사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역시 연일 화제를 몰고 다닌 덕분에 이전에는 생소했던 종목들이 단숨에 전국구 인기 스포츠로 탈바꿈했다.

      여자 컬링 대표팀이 지난 27일 대구의 한 카페에서 단체사진을 찍으며 돈독한 우애를 과시하고 있다. 이들은 평창올림픽에서 깜짝 은메달을 따내며 전국에 컬링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왼쪽부터 김선영, 김은정, 김초희, 김민정 감독, 김영미, 김경애.
      대구=연합뉴스
      그러나 이들 종목이 올림픽 열기를 오랫동안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유망주의 산실로는 단연 학교체육이 꼽힌다. 28일 여자컬링 대표팀의 모교인 의성여고 관계자는 “학교 컬링부에 남아 있는 선수는 4명인데 이제 졸업반이 된다. 신입생 중에 컬링 특기생으로 지원한 학생이 없어 이대로 두면 컬링부가 해체될 위기”라고 설명했다. 여자 컬링 스킵(주장) 김은정(28)을 필두로 올림픽 멤버는 모두 의성여고 컬링부 출신이다. 이들 덕분에 의성여고는 컬링 명문학교로 거듭났다. 하지만 유소년 체육 환경이 열악해 지원자가 모자라 ‘팀 킴’의 명맥을 잇지 못할 판이다.

      또한 의성여고 컬링부는 전문적인 스포츠 교육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의성여고가 경북도교육청에 “전문 코치 1명을 배치해 달라”고 줄곧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체육교사 강천석(50)씨가 코치 대행으로 나서 컬링 규정집과 유튜브 동영상을 일일이 찾아가며 고군분투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교육청에서 훈련비 등으로 받는 지원금이 연간 1300만원 수준이라 해외 전지훈련은 꿈도 못 꾼다. 체육계 한 관계자는 “컬링 종목의 사정이 이런데 고비용의 장비와 번듯한 경기장이 필요한 썰매, 설상 종목은 유망주 키우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올림픽의 인기가 한국스포츠의 체질 개선을 단번에 이뤄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다만, 변화의 조짐이 속속 등장해 향후 경과를 지켜볼 만하다. 최근 강원도 춘천시는 올림픽의 컬링 열풍을 계기로 컬링 전용 경기장을 만들기 위해 강원도에 투·융자 심사를 신청했다. 전용 컬링장은 체육시설이 모여 있는 송암스포츠타운 빙상장 옆 2000㎡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다. 이전까지 국내 전용 컬링장은 의성컬링장이 유일했다. 오는 3월 준공을 앞둔 의정부 컬링장에 더해 춘천에도 선수들을 위한 공간이 생긴다면 전국의 학교 컬링팀 창단이 우후죽순 늘어날 전망이다.

      우여곡절 끝에 남북 단일팀의 ‘겨울 동화’를 만들어 낸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도 보금자리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그간 선수들은 한국에 실업팀이 없어 생업과 운동을 병행해왔다. 피아니스트 출신의 공격수 한수진(30) 등이 대표적이다. 다행히도 올림픽을 앞둔 지난달 수원시가 국내 첫 여자 아이스하키팀 창단을 발표했다. 수원시는 선수들에게 2020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수원 영통구 하동 일원에 건설 중인 ‘수원 복합체육시설’을 제공할 계획이다. 아이스하키계는 실업팀이 생겨나 한국 빙구의 고질적 약점으로 꼽혔던 선수 부족 문제를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설상 종목도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선수를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 스키는 2014년 11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한스키협회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급성장했다. 일례로 이상호를 배출한 스노보드는 이상헌 감독을 중심으로 크리스토프 귀나마드(프랑스) 기술 전문 코치, 손재헌 체력담당 트레이너, 이반 도브릴라(크로아티아) 왁싱 코치, 프레드릭 시모나(프랑스) 물리치료사까지 5명이 대표팀을 전담하면서 경기력 향상에 힘을 보탰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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