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져 보일 수 있는 이 한마디, 잔잔히 퍼지는 미소 속에 감춰둔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전용 경기장이 없어 빙판이 있는 곳을 전전해야 했고, 심지어 맨땅에서 훈련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비인기 동계 종목이라는 서러움에 울어야 했고, 고독한 싸움에 고개 숙여야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내가 가는 길이 곧 우리의 길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걷고, 달리고, 뛰었다. 불모지의 기적을 일으키며 세계 최정상에 우뚝 선 주인공은 바로 ‘피겨 여왕’ 김연아(28·은퇴)와 ‘스켈레톤 황제’ 윤성빈(24·강원도청)의 스토리이다.
두 사람은 공통점이 참 많다. 김연아는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압도적인 연기로 한국 피겨스케이트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 윤성빈 역시 2018 평창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서 거침없는 질주로 아시아인 최초이자 한국 썰매 종목 사상 처음으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시스템조차 구축되지 않은 척박한 불모지에서 기적을 일궈낸 것이다.
실제 윤성빈은 “올림픽이라고 떨리지 않았다. 어느 대회나 똑같은 기분이고, 같은 마음가짐으로 임한다”며 “메달에 대한 부담감도 없었다. 평창올림픽은 안방이었고, 응원해주시는 국민도 있다. 그리고 이 트랙에서 누구보다 많은 훈련을 했다. 즐기자는 마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솔직히 올림픽을 경험해 보니 별 것 없다”라고 미소지었다. 그만큼 누구보다 처절하게 훈련했으며, 이 훈련이 자존감과 결합해 자신감으로 표출된 것이다.
강심장은 타고난 것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김연아와 윤성빈이 보여준 ‘강심장’은 조금 다르다. 고독한 싸움에 지지 않았고, 최고가 되기 위해 쉼 없이 달려온 노력의 결과였다. 불모지를 개척한 김연아와 윤성빈의 금메달은 그래서 의미가 크고 값지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연합뉴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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