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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칭 생긴 '천애명월도' 흥행 가속도

입력 : 2018-02-04 13:58:41 수정 : 2018-02-04 13:5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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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초대형 MMORPG 신작
영상·음향·액션 등 품질면 ‘으뜸’
무술영화 버금가는 액션성 자랑
‘천애’로 불리며 고정 팬층 확보
[김수길 기자] 20년 가까이 한국 게임 시장은 PC 온라인 게임이 주력이었다. TV와 콘솔 박스를 연결하는 콘솔 게임은 전 세계적으로 열풍이었지만 국내에서는 PC 온라인 게임에 확연하게 밀렸다. ‘스타크래프트’ 같은 오랜 역사를 지닌 PC 패키지 게임 역시 ‘온라인 게임’이라는 수식어가 당연히 달리면서 동일한 범주에 들어갔다. 하지만 5년 정도 전부터 모바일 게임이 스마트 기기를 만나 급속히 팽창하기 시작했고, 반대급부로 온라인 게임 영역은 소비자들의 엑소더스를 경험하면서 동시에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기업들의 외면으로 인해 신작 기근과 시장 규모 축소라는 악순환에 직면하게 됐다. 부지불식간에 모바일 게임 쪽으로 입지 일부를 뺏기는 상황이 됐고, 그나마 국내 시장에서 명성을 이어갔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장르에서도 뒤를 받쳐줄 후속작마저 부재한 까닭에 대중들의 입에 오르는 비율은 줄어들었다. 그런데 이른바 배틀로열(battle royal)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앞세운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가 혜성처럼 나타나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회자되고 북미 시장을 휩쓴 에픽게임즈 ‘포트나이트’가 경쟁자로 가세하면서 국내 무대도 반경이 다시 확대되는 추세로 돌아섰다. 이런 가운데 사그라든 MMORPG 장르의 불씨를 되살릴 만한 새내기가 출격하자마자 호평을 받고 있다. ‘메이플스토리’와 ‘마비노기’ 등 MMORPG 장르로 쏠쏠하게 재미를 본 넥슨이 한국화 절차를 철저히 완료한 ‘천애명월도’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온라인 게임 업종의 특징으로는 쪼그라든 시장에 대한 반발작용으로 콘텐츠 체험자들의 충성도는 오히려 두터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놀거리가 눈에 띄게 줄어든 탓에 ‘애정 밀도(密度)’는 더욱 촘촘해지는 모습이다. 게임 이름이 긴 탓에 이를 하나로 줄여보려고 사용한 명칭 압축 현상이 팬들의 일체감을 거치면서 흥행 코드로 부상하고 있는데, ‘천애명월도’도 고정 이용자 층을 형성하면서 이 같은 흐름에 올라탔다.

실제 ‘배그’(배틀그라운드)와 ‘롤’(리그 오브 레전드), ‘옵치’(오버워치) 등 현재 국내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3인방 모두 줄임말이면서 애칭이나 별칭이 생겼다. ‘천애명월도’의 경우 ‘천애’로 불린다. 유저들은 ‘천애’로 통일해 쓰고 있고 이 게임의 국내 사업을 총괄하는 넥슨에서도 관련 팀 명칭이 ‘천애팀’이다. 이는 아직 초반이긴 하나 ‘천애명월도’가 크게 조명을 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천애명월도’는 PC방 조사사이트 게임트릭스 기준으로, ‘리니지’를 제치며 점유율 9위를 달리고 있고 한지붕 가족인 ‘메이플스토리’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충성도가 높은 MMORPG 장르 특성상 이용자 움직임이 둔한 게 사실인데, 신작으로서는 팬들을 불러모으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천애명월도’는 중국 게임 기업 텐센트에서 6년간 130여명을 투입해 만든 대작이다. 무협소설 대가 고룡의 동명소설을 기반으로 무협 게임의 액션성을 살리는데 초점을 뒀다. 지난 2016년 중국에서 먼저 나온 뒤 현지 온라인 게임 순위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특히 중국에서 한국산 최상위 MMORPG 게임이 벌어들이는 1년 매출을 거의 월 단위로 쓸어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잘나가는 한국 게임과 비교해 10배 이상 매출을 기록하는 셈이다.

인기 비결은 바로 품질이다. 영상과 음향, 액션이라는 무협 게임의 3대 요소에 충실한 게 주효했다. 시간과 날씨 변화를 세세하게 담은 광활한 자연 경관이나 거대한 건축물 배경을 화려하고 웅장한 그래픽으로 풀어냈다. 여기에 영화 ‘첨밀밀’ 등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첸커신 감독을 비롯해 영화 ‘황비홍’과 ‘매트릭스’, ‘와호장룡2’에서 무술을 총괄 지도했던 위안허핑 등 무협 영화 전문가들이 합류했다. 정교하게 표현한 무술 액션과 무협 초식, 경공술에 최신 그래픽 기술과 다양한 게임 내 전투시스템 등을 덧칠하면서 무협 영화에 버금가는 액션성을 자랑한다. 게임 내 8개 문파를 통해 정통 검법부터 취권까지 액션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또한 초대형 MMORPG답게 방대한 놀거리로 무장했다. 이용자끼리 대결하는 PVP와 시스템 격돌인 PVE, 세력(길드)전, 각종 던전과 레이드를 기본 장착했고 내달에는 최대 640명이 참가할 수 있는 RVR(진영 대 진영이 싸우는 방식) 콘텐츠를 완성한다. 이어 해상의 드넓은 세계를 탐험하고 무역과 해전을 펼칠 수 있는 ‘항해’ 콘텐츠를 내놓을 예정이다. 체험자가 원하는 콘텐츠만 시연해도 필요한 아이템과 자원을 얻을 수 있는 순환구조 시스템도 백미다. 이밖에 직접적인 아이템 획득이 아니어도 자유경제 상호작용 같은 여러 보조 장치로 ‘득템’할 수 있다.

한편, 넥슨은 ‘천애명월도’의 국적이 중국이라는 점에서 중국산 게임에 대한 편견을 해소할 보완책을 다각도로 마련했고, 결론적으로 이용자들에게 먹혀들고 있다. 넥슨은 70명이라는 상당한 숫자의 인력을 투입해 한국화에 공을 들였다. 무협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MMORPG를 해봤다면 어렵지 않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무협 스토리, 용어 번역에 집중했다. 억 단위 이상의 비용을 투자해 정재헌, 최덕희 등을 포함한 유명 성우 20여명을 섭외했고 한국어 음성 녹음을 완벽하게 끝냈다. 원작 소설 ‘천애명월도’의 한글판 전자책을 무료 배포하면서 측면 지원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전자책 삽화 작업에는 웹툰 ‘고수’ 작가진이 참여했다. 넥슨에서 PC 온라인 게임 사업을 총괄하는 김용대 본부장은 “‘천애’는 대규모 길드전과 전투, 그래픽 등 온라인 MMORPG의 흥행공식을 두루 갖춰다”며 “현재까지 살아남은 MMORPG 장르의 속성처럼 오랜 기간 사랑 받는 작품이 될 수 있도록 맞춤형 놀거리를 지속적으로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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