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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플랫폼으로 변신 국산 게임들의 '북미 공략법'

입력 : 2017-06-19 13:34:27 수정 : 2017-06-20 17: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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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로브레이커즈'·블루홀 '배틀그라운드'
세계 3대 게임박람회 E3서 화려한 신고식
소니 PS4·MS Xbox One과 결합 '관심집중'
오픈형 모바일 MMORPG '듀랑고'도 시연
[김수길 기자] 세계 3대 게임 박람회 E3가 콘솔 게임의 잠재력을 입증한 가운데 모바일 게임이라는 신흥 잠룡(潛龍)을 예고했다.

E3는 일본 도쿄 게임쇼, 독일 게임스컴과 더불어 세계 3대 게임 박람회로 불린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를 무대로 잡았고, 지난 15일(현지 시각)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특히 1995년 첫 회 이후 22년만에 처음으로 대중에게 문을 열고 일반 관람객을 맞이한 만큼 실질적인 수요를 예측하게 했고, 향후 시장을 주도할 각종 플랫폼과 콘텐츠에 대한 가감없는 평가도 이뤄졌다. 방문객 숫자는 2016년(5만 300명)보다 35% 급증한 6만 8400명이었다.

이번 E3에서는 북미 게임 콘텐츠 소비자들에게 ‘영원한 동반자’로 인정받은 콘솔 플랫폼이 생명을 연장할 각종 놀거리로 무장하고 신고식을 마쳤다. 모바일 게임은 콘솔 게임에 버금갈 정도로 화려한 기술력과 영상을 구현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한국 기업으로는 넥슨이 현지 법인을 통해 얼굴을 내비쳤고, 블루홀은 협력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를 거쳐 소식을 전했다.

◆북미에 친숙한 콘솔로 변신

올해는 플랫폼을 뛰어넘는 이른바 크로스오버 형태로 게임 콘텐츠가 반경을 넓혀가는 게 두드러졌다. 여기에는 북미 시장의 최대 강자인 콘솔 플랫폼이 중심에 있다. 모바일 게임은 콘솔 버전으로 플랫폼을 키우고, 온라인 게임도 콘솔화를 꾀해 이용자들과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게임 전문 시장 조사기관 뉴주(Newzoo)에 따르면 2015년 콘솔 게임의 세계 시장 규모는 275억 달러(약 32조 22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게임 시장의 30% 수준이다. 북미·유럽의 시장에서는 114억 달러(약 13조 564억 원)로 전체의 48%를 차지한다.

이 같은 분위기에 우리 기업들도 올라 타고 있다. 넥슨은 PC 전용 온라인 FPS(일인칭슈팅게임) ‘로브레이커즈’를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4에 맞춘 콘솔 버전으로 먼저 공개했다. 이 게임은 유명 콘솔 타이틀 ‘언리얼 토너먼트’와 ‘기어즈 오브 워’ 시리즈를 만든 클리프 블레진스키가 이끌고 있다. 넥슨은 “북미와 유럽을 묶은 서구권에서 성공을 담보할 최적의 상품군”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공식 명칭: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로 대박을 친 블루홀은 사세 확장을 위해 MS의 콘솔 플랫폼이자 기기인 엑스박스원(Xbox One)을 택했다. MS는 ‘배틀그라운드’가 북미·유럽에서 300만 장 판매 실적을 거두자 엑스박스원으로 독점 출시하기로 했다. 이용자들이 불편 없이 체험 가능한 일반 타이틀은 올해 발매되고, 최종 버전은 2018년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새 콘솔 기기인 엑스박스원엑스(Xbox One X)도 지원한다. MS 측은 소비자들이 게임 정보를 획득하는 창구인 엑스박스원 게임 프리뷰 프로그램으로 반응을 점검하고, 콘솔 게임 유저들의 성향을 고려해 특화된 콘텐츠와 조작감을 최우선으로 잡았다.

◆막강 파워 스팀에 올라타야

콘솔과의 결합 외에도 한국 게임 산업의 뿌리나 마찬가지인 온라인 게임 사업도 활기를 띄고 있다. 북미 PC 게임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콘텐츠 집산지 스팀(Steam)을 등에 업고 하나씩 성과를 양산하고 있다. 대형 게임 기업 밸브에서 운영하는 스팀은 콘텐츠와 소비자 확보 면에서 세계 최대다. 2015년 플랫폼별 출시 게임 수를 보면 모바일이나 콘솔 대비 단일 게임 판매 플랫폼인 스팀에서 내놓은 작품이 41%로, 압도적으로 많다. 스팀은 2014년 1500여종의 게임을 선보였는데, 이듬해에는 2배를 웃도는 3400여개를 발표했다.

‘배틀그라운드’는 스팀과 찰떡궁합을 자랑하고 있다. 정식 시판 전인데도 9주만에 300만 장 넘게 팔려나갔다. 충성도 높은 유저들이 결집하면서 흥행 기준 중 하나인 동시 접속자수도 20만 명에 이르고, ‘도타2’나 ‘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 등 현지 인기 게임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정상적으로 개발이 완료되지 않더라도 일종의 ‘앞서 해보기’라는 뜻으로 스팀에서 실시하고 있는 얼리 엑세스(Early Access, 정식 발매 전이지만 비용을 지불한 뒤 구매해서 베타 버전을 체험) 제도에 속해 있다. 완성품이 아니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기대감을 얻고 있는 셈이다. ‘배틀그라운드’는 100인의 이용자가 고립된 섬에서 무기와 탈 것을 활용하면서 최후의 승자로 살아남기 위해 경쟁(배틀 로열, battle royal)하는 게 핵심이다. 배틀 로열 모드 창시자인 브렌든 그린이 제작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로브레이커즈’ 역시 스팀과 맞손을 잡는다. 원본 격인 온라인 버전은 오는 8월 8일 아시아권과 러시아를 제외한 글로벌 전역에 뿌려진다. ‘로브레이커즈’는 화려한 스킬과 첨단 무기를 가진 미래 지향적 캐릭터를 비롯해 실제 지형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맵, 스포츠 경기를 하듯 팀워크가 중시되는 게임 모드, 무중력 존에서 다각도로 진행되는 전방위 전투 등이 특징이다.

◆제2의 ‘포켓몬고’를 꿈꾼다

모바일 게임의 잠재력도 감지됐다. 스마트폰 이용자 층이 급속히 불어나면서 연계한 콘텐츠에 대한 요구도 부상하는 모습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콤스코어(comScore)는 2015년 12월 기준으로 13세 이상 미국 인구 79.3%가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었고, 2016년에는 80%를 넘은 것으로 보고했다. 2016년 여름 게임 시장을 강타한 ‘포켓몬고’의 북미 쪽 이용자 수는 4500만 명 정도였다.

넥슨의 경우 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로 ‘개척형 오픈월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라는 수식어를 단 ‘야생의 땅: 듀랑고’를 E3 기간 동안 시연했다. ‘야생의 땅: 듀랑고’는 인기 온라인 게임 ‘마비노기’ 개발자인 이은석 씨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E3 현장을 찾은 중견 기업 대표는 “콘솔과 스팀은 북미 게임 시장을 상징하는 양대 축이나 마찬가지”라며 “플랫폼을 넘나들면서 시장에 통할 콘텐츠를 제공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RPG 장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이나 중국과는 달리 미국을 포함한 북미 시장은 한쪽으로 치우침 없이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성공을 공신받을 만한 한국산 스마트폰 전용 게임으로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이하 ‘서머너즈 워’)가 사실상 유일하다. ‘서머너즈 워’는 서비스 3년이 흐른 지금도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 등 미국 내 양대 오픈마켓에서 매출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와 연계한 e스포츠 사업으로 ‘월드아레나’라는 별도 콘텐츠로 흥행 곡선을 더욱 가파르게 그려가고 있다. LA에서 치러진 오프라인 대회에는 미국 전역에서 먼길을 마다않고 참가할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 이달 24일에는 글로벌 인터넷 유통 업체 아마존과 공동으로 모바일 e스포츠 대회(모바일 마스터즈 인비테이셔널 2017)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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