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고척 SK전을 앞둔 넥센 더그아웃에는 반가운 얼굴이 눈에 띄었다. 하영민이다. 약 1년(347일) 만에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오랜만에 취재진에게 둘러싸인 하영민은 어색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영민은 “오랜만에 (1군에) 올라왔더니 적응이 안된다”면서 “느낌이 새롭다. 고척돔 전광판도 바뀌었다. 아직 인사를 못 드린 선배들도 많은데, 빨리 팀에 적응해야 할 것 같다. 일단 분위기를 좀 익혀야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영민은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4순위)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3라운드(전체 29순위)로 지명 받은 김하성보다 한참 앞선 순위였다. 하영민에 대한 기대치를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입단 첫 해부터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꾸준히 기회를 얻었다. 특히 지난 시즌 초반에는 보다 향상된 기량을 뽐내며 넥센의 허리를 든든하게 지켰다. 프로데뷔 1~2년차 7점대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점이 지난해에는 3점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액땜했다고 생각하려 한다.” 시련은 갑작스레 찾아왔다. 지난해 5월 25일 고척 한화전에서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하영민은 경기 도중 오른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다.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정말 검진 결과 팔꿈치 내측 인대가 미세하게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수술 없이 재활만으로 다시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는 했지만, 불운은 끝이 아니었다. 급성 편도염으로 인해 스프링캠프는 물론 개막전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아픈 만큼 더욱 성숙해졌다. 야구에 대한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다. 하영민은 “재활기간동안 공을 던지다 통증이 느껴지면 하던 것을 중단하고 다시 돌아가기를 반복했다. 공을 던지고 싶어도 아파서 못 던지니 괴롭더라”고 당시의 심정을 밝혔다. 이어 “이제는 많이 좋아졌다. 예전처럼 힘을 써서 공을 던져도 괜찮은 정도”라고 몸 상태에 대해 설명했다. 그래도 당분간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하영민은 “마운드에 다시 서는 날을 기다렸다. 그동안 비웠던 자리를 잘 메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OSEN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