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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우의 '아프니깐 청춘'③ #백지에 그리는 미래

입력 : 2017-05-01 05:27:00 수정 : 2017-05-01 04:4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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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우리은행의 새로운 색깔을 보여줘야할 시점이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목소리는 화창한 봄날 아침 햇살을 집어삼킬 듯이 가라앉았있다. 머릿속에 가득찬 고민이 목소리에 묻어났다. 그는 “지금 숙소에 가고 있어요. 보내주기 전에 얼굴보고 얘기 좀 하려고요. 만감이 교차하네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었다. 스포츠월드와의 전화 인터뷰에 나선 그 순간 그는 애제자 김단비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여자프로농구 5시즌 연속 통합우승에 빛나는 우리은행은 최근 KEB하나은행에서 2차 자유계약(FA)시장에 나온 김정은(30·180㎝)을 영입했다. 계약기간 3년에 연봉 2억6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다만 FA규정에 따라 우리은행은 보상선수 1명을 내줘야 했고, KEB하나은행은 김단비(25·176㎝)를 선택했다. 일각에서 부상으로 최근 두 시즌 동안 부진했던 김정은 영입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고, 팀의 주축 선수로 성장 중인 잠재력 있는 김단비를 내준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에 위 감독은 긴 한숨을 내쉬면서도 이내 머릿속에서 정리가 끝났다는 듯 “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각자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감독은 결과로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단에서는 투자를 했고, 감독은 그 투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지금은 그 생각뿐”이라고 강조했다. 백지에 밑그림부터 다시 그리고 있는 그와 세 가지 헤시태그 #소녀가장 김정은 #아픈 손가락 김단비 #백지서 그리는 미래를 두고 대화를 나눴다.

#미래를 준비하다

위 감독은 “기본적으로 매 시즌 우승한다는 목표를 세운다. 다만 백년 천년 우승만 할 수는 없다”며 “다섯 시즌동안 우승했다. 신한은행도 그랬듯이 언젠가는 위기가 온다.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할지도 이제는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위 감독이 이와 같은 발언을 한 이유는 두 가지 변화 때문이다. 우선 출중한 기량을 선보인 존쿠엘 존스가 우리은행의 재계약 제안을 거절하고 다른 리그로 떠난다. 여기에 기둥 양지희가 은퇴를 선언했다. 김정은을 영입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위 감독은 “지희가 떠났듯이, 2∼3시즌 안에 임영희도 같은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더 오래 함께하면 좋겠지만, 현실은 아니다”라며 “그렇다면 박혜진과 함께 팀의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 에이스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정은이 제 격이라는 것이 위 감독의 판단이고, 이에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여기에 존스의 빈자리를 채워줄 외인을 다시 뽑을 수 있지는 미지수이다. 위 감독은 “우리은행의 팀 색깔을 바꿔야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위 감독은 “당장 정은이가 팀에 합류해 펄펄 날아다는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대신 멀리 내다보고 팀에 잘 녹아들어 중심을 잡아주길 기대한다. 또 그럴 능력이 있는 선수”라고 믿음을 보였다. 이어 “외인 재편을 해야하는 시점에서 다양한 변화를 모두 고려하면서 팀을 꾸려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말은 이렇게 하지만, 막상 시즌 시작하면 위기가 올 것”이라며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인드 컨트롤인 것 같다. 내가 뱉은 말을 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또 잠 못자고 씩씩 거릴 수도 있다”고 껄껄 웃으며 “새로운 색깔의 우리은행이 될 것”이라고 비장함을 전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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