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은 자타공인 최고의 타자다. 2010년 이후 타율 0.300-120안타 이상의 성적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커리어하이였던 2014시즌에는 122경기에서 타율 0.362(483타수 175안타) 18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2015년 프리미어12, 201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가대표로서도 쉼 없이 달려왔다. 오죽하면 “손아섭 걱정이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단순히 ‘재능’ 때문만은 아니다. 최고의 자리에서도 쉬지 않고 구슬땀을 흘려온 ‘노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초반 다소 주춤했다지만, 어느새 타율 0.300대에 올라섰다. 23일 경기 전까지 멀티히트도 7번이나 기록했다. 하지만 여전히 스스로는 맘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훈련하는 내내 표정이 밝지 않았다. “컨디션이 어떠하냐”는 질문에도 아직은 아니라는듯 말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런 손아섭의 답답한 마음을 조원우 롯데 감독이 모를 리 없었다. 23일 고척 넥센전을 앞두고 조 감독은 훈련 중인 손아섭에게 다가갔다. 이후 조 감독은 손아섭의 타격 폼까지 재연하며 한참동안이나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무슨 이야기를 건넸을까. 조 감독은 “(손)아섭이는 늘 혼자 고민하고 연구하는 타자다. 그래서 안 되는 게 있어도 무엇이 문제인지 잘 알아차릴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터놓고 이야기를 해봤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경기를 보면 아섭이의 타구가 외야로 멀리 뻗어나가지를 못했다. 아섭이도 잘 알고 있는 부분이다. ‘됐다’는 느낌은 왔는데, 한 박자 늦게 방망이가 돌아간다고 하더라. 그래서 더 좋은 타이밍을 찾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결국 좋은 타이밍에서 좋은 타구가 나오는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올 시즌을 마치면 손아섭은 첫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게 된다. 국내 구단들은 물론 해외 구단에서도 충분히 탐을 낼만한 자원이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구슬땀을 흘리는 손아섭이기에, 올해도 많은 이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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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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