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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시계, 작년보다 3분 당겨졌다

입력 : 2015-10-13 07:00:00 수정 : 2015-10-13 09: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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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기자〕 노년층에 먹구름이 드리운다. 10월 전국 치매 환자수는 64만명. 이 시대 번영의 주역들이 빛바랜 명함을 내려놓기 시작하면서 빠르게 기억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 9월 2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치매 극복의 날’이었다. 명절과 맞물려 크게 이슈 되지 않은 모습이, 주변 환자들의 고통을 방관하는 것처럼 여긴 게 아닐지 되짚어 볼 문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치매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2009년 21만 7000명에서 2013년 약 40만 5000명으로 5년 새 87.2% 수직 상승했다. 학계에서는 지난해 치매관리에 투입된 비용이 약 13조로 추산하며 2050년에는 100조에 근접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연구팀은 최근 국내 치매 환자가 매 12분마다 1명씩 생겨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중앙치매센터가 연차보고서에 기재한 ‘15분당 1명’보다 3분 빨라진 수치로, 인구 고령화에 따른 치매 환자수가 급격한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런 추세는 고령일수록 발병 환자수가 월등히 많아 심각했다. 75세 이상 치매 환자는 인구 1000명당 14.7명으로 조사돼 74세 이하(3.5명)보다 3배 높은 발병률을 기록했고, 경도인지장애(치매 고위험군) 환자도 정상 노인에 비해 질환 발병 위험이 5.7배 높았다. 30년 뒤에는 다섯 집마다 치매 환자가 있을 거란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사회적 문제로 커가는 치매는 원인질환만 80~90가지에 달하는데 ‘알츠하이머’부터 ‘혈관성 치매’, ‘루이체 치매’ 등이 대표적이다.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뇌에 쌓여 생기는 알츠하이머병이 전체 원인의 약 50~70%를 차지하며, 뇌졸중 후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가 약 10~15%,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가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약 15%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 파킨슨병 등의 퇴행성 뇌질환과 수두증, 뇌종양, 대사성 질환, 중독성 질환 등에 의해 발병하기도 한다.

최경규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는 “사람 뇌에 있는 1000억여 개의 신경 세포는 재생 능력이 없어 치매가 한 번 진행되고 나면 본래 상태로의 호전이 어렵고,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평소 부모님의 행동에 변화가 있는지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치매 초기에는 말을 할 때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이것’, ‘저것’ 등의 대명사로 표현하거나 말문이 막히는 ‘단어 찾기 곤란’ 증세가 나타난다. 식사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밥을 찾는 등 바로 직전 일을 기억해 내지 못할 수도 있다. 치매 환자는 평소와 성격이 달라지기도 한다. 물건을 훔치거나 의심과 피해 의식에 사로잡히고 헛것을 보고 듣거나, 낮과 밤을 혼동해 새벽부터 밥을 짓는 행동을 할 수 있다. 증상이 악화되면 적절한 결정이나 판단을 내리는 능력이 저하돼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거나, 식사가 어려운 등 일상 활동을 스스로 수행할 수 없게 된다. 단, 치매는 건망증과 구별돼야 한다. 기억력 감퇴는 알츠하이머병 초기에 나타나는 흔한 증상이지만 힌트를 주면 기억나지 않았던 부분이 떠올라 치매 증상과 구분된다.

한지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치매 조기 검진을 통해 질환 발병을 2년 정도 지연시키면 40년 후 전체 치매 발병률은 80%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며, “65세 이상 노인은 치매 예방을 위한 조기 검진이 강조되며, 특히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경우에는 집중적인 추적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학계에서 권장하는 치매 예방 TIP

- 신체는 물론 뇌 건강 위해, 암기 필요한 운동하기

- 주변 사람들과의 지속적인 관계 유지

- 글쓰기나 악기 배우기 등 색다른 취미 활동 갖기

- 50세 이후엔 5년마다 뇌 사진 찍어 치매 여부 확인

- 비타민 B·D 충분히 섭취

yun0086@sportsworldi.com

사진=세계일보 / 스포츠월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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