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외야수 고종욱(사진)이 호타준족으로 성장하고 있다.
우선, 주종목인 도루에 있어 감을 찾은 듯 하다. 근원은 자신감에서 파생됐다. 고종욱은 지난 10일 목동 KIA전에서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3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전 안타 후 3번 박헌도 타석 때 2루 도루에 성공했다. 포수가 던진 공이 2루 베이스에 오기도 전에 여유있게 들어온 완벽한 도루였다.
부상 중인 서건창을 대신해 ‘리드오프’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 고종욱은 넥센의 ‘난세영웅’으로 불린다. 하지만 당초 그의 별명은 ‘고볼트’였다. 달리기 주력이 빠른 탓에 ‘세계 최고의 스프린터’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와 비교되는 까닭이다. 하지만 주력만이 도루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고종욱은 올 시즌 3개의 도루를 성공한 반면, 실패도 3차례나 된다. 성공률 50%로, 뛰어난 주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투수와의 수싸움이 부족해 스타트에서 밀린다는 게 야구 전문가들의 중론. 이를 의식한 듯 고종욱은 “발만 빠르면 뭐해요. 도루를 못하는 데”라며 “쓸데없는 달리기 능력”이라며 자조 섞인 멘트를 날리곤 했었다. 코칭스태프가 그에게 한 조언은 자신감을 가지라는 것. 곧 자신감으로 무장하더니 완벽한 도루를 발산하는 등 상승세다. 지난 12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만난 그는 “자신감을 갖고 뛰니 몸에 반응이 빠르네요”라며 빙그레 웃었다.
올 시즌 날린 4개의 홈런포는 ‘고종욱의 재발견’이라는 명제를 낳는다. 고종욱은 지난 5일 목동 삼성전에서 5-4로 앞선 6회말 1사 1,2루에서 대타로 등장해 삼성 구원투수 심창민의 시속 128㎞짜리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3점 아치를 그린데 이어, 지난 10일 목동 KIA전에서 4-2로 앞선 4회말 2사 1루에서 KIA 구원투수 임준혁을 상대로 초구 125km 포크볼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올 시즌 4호 홈런이다. 올 시즌 전에 고종욱의 홈런은 지난 2011년 9월 3일 대전 한화전에서 터뜨린 첫 홈런이 유일했다. 그랬던 그가 벌써 4호 홈런을 터뜨리자, ‘고볼트’에서 ‘호타준족’이 된 것 아니냐는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고종욱은 “배트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맞아, 운 좋게 홈런으로 이어졌다”며 겸손한 미소를 지었다. jjay@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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