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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문한 전 롯데 운영부장 충격의 카톡공개…'CCTV 사건의 진실' ①편

입력 : 2015-04-13 06:30:00 수정 : 2015-04-14 10:5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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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사건과 현장간섭, 롯데 전 대표이사의 충격행보 
최하진 전 대표 “XX, XX 2군 내리라니까”
〔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자살 생각까지 들더라.”

이문한 전 프로야구 롯데 운영부장은 마녀사냥의 희생양이 됐다. 지난해 10월27일밤 자정 선수단이 담당기자 몇 명에 성명서를 보낸 게 시발점이었다. 그 속에는 “이문한 부장이 이간질을 시키고, 선수단을 와해시켰다”는 문구가 들어있었다. 이후 한 시즌 내내 이어져온 구단내 내홍과 CCTV 사건이 모조리 불거졌고, 결국 최하진 전 대표의 지시로 인한 일이었음이 밝혀졌지만, 이미 그는 ‘롯데를 흔들리게 한 주범이자 CCTV 사건의 원흉’으로 인식돼있었다. 선수단과도 만나 모든 오해를 풀었지만 씌워진 이미지는 바뀌지 않았다.

팀을 근간까지 뒤흔든 폭풍 속에 진짜 피해자는 선수들이 아니었다. 팬들은 최하진 전 구단대표이사와 몇 명의 인물들을 동일선상에서 놓고 비난했다. 한솥밥을 먹은 선수들조차 그들을 신뢰하지 못했다. 그렇게 그들은 사표를 내고 평생을 일해온 일터에서 떠났다. 시간이 흘렀고, 모든 것을 내려놓으려했다. 하지만 현실로 다가온 주변의 시선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 좌절했다. 누명을 벗지 못하곤 아무도 만날 수 없었다. 아내와 딸은 물론 친척까지 죄인이 됐다. 후배들을 위해, 조용히 가슴에 묻고 가려했지만 그 한을 참아내기란 쉽지 않았다. 이문한 전 롯데 운영부장(현재 아무런 직함이 없는 야인이지만 문맥상 부장이라고 칭한다.)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이문한 부장은 “그간 내가 무슨 말을 하면 누워서 침뱉기라고 생각해 언론을 피해왔다”며 “하지만 온 가족이 죄인이 돼 있는 현실에서 말할 것은 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부산으로 내려가 이문한 부장을 만났다. 그는 지난해 내내 중간관리자로서 최 전 대표이사에 시달린 악몽을 떠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인터뷰 도중 억울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자신에게 끝없이 날라온 모바일폰 메신저까지 공개했다. 그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이문한 부장은 어떤 일을 겪었는 지 모조리 토해냈다. 일문일답을 통해 야구팬들에게 그 내용을 공개한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좋지 않은 일로 롯데를 떠난 지 벌써 꽤 지났다. 그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그간 심적으로 너무 피곤하고,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목디스크가 왔다. 치료를 받고 집 뒷산을 오가면서 지났다.”

-그 동안 언론의 인터뷰 요청을 피해온 것으로 안다. 인터뷰에 응하게 된 심적 변화가 있었는가.

 “억울했다. 그 사건이 터지고 난 뒤 모든 가족이 피해를 입었다. 아내와 딸, 형제, 조카에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상처를 받았다. 난 야구로 평생을 살아온 사람이다. 아무도 만날 수가 없었다. 대인기피증까지 생겼다. 심지어 얼마 전 마음을 추슬리고 모 중학교 투수들을 좀 봐 줄려고 재능기부라도 하려고 알아보니 거부 당했다. 이미지 때문에 안 된다더라. 왜 자살을 하는 지 알겠더라. 법적 대응까지 생각했었고, 준비도 다 했었다. 그래도 이젠 마음이 좀 진정됐다. 내 명예만 회복한다면 좋겠다. 이문한이라는 인간은 완전히 만신창이가 됐다.”

-대외적으로 선수단에 신뢰를 잃고, CCTV 사건까지 함께 진행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다.

 “확실히 하겠다. 그 부분은 배재후 전 단장과 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반대를 했다. 상식적으로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엄청나게 반대를 했다. 5월 사건 이후로 내가 주동자로 몰려버렸다. 모든 직원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5월 사건이 무엇인가.

 “최하진 전 사장은 개막전 CCTV로 선수들을 보면서 무엇을 하고 다니는 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당연히 배 전 단장과 난 반대를 했다. 3월 중순인가 감독과 전 코칭스태프가 한번 모여 골프를 치는데, 그 얘기를 했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용납할 수 있나.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배 전 단장과 나는 배제됐다. 최 전 사장은 나와 배 전 단장 등을 통하지 않고 바로 매니저급에서 보고를 받았다. 그러다 5월28일인가, 울산 경기가 끝나고 모 호텔에서 선수단 38명과 최 전 사장이 만났다. 선수들이 CCTV를 누가 지시했는지 캐물었는데, 최하진 대표가 말을 자꾸 바꿨다고 들었다. 그 상황에서 선수들이 나와 권두조 당시 수석코치와 함께 할 수 없다고 했고, 조치를 취해주지 않는다면 다음 두산전인가, 보이콧을 하겠다고 했다. 곧바로 권코치에겐 현장복귀하지마라, 나보고는 현장에 내려가지 말라고 하더라. 그때부터 한 3∼4개월 동안 형무소 생활을 했다. 출근해서 점심 먹으러 갈 때도 선수들과 만날까 뒷구멍으로 갔고, 직원들 김밥 사온 걸 먹고 지냈다.”

-선수단이 본인에 불편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나.

 “확실하게는 몰랐다. 나중에 들어보니 오해가 많았더라. 내가 롯데에 온 뒤 연봉협상에서 실망을 하다 보니 그런 감정이 있는 줄 알았다. 또 내가 엔트리에 관여하고, 훈련스케줄을 짜는 등 감독이상의 권한 행사하는 줄 알고 있더라. 5월28일 이후 애들 얘기를 들어보니 핵심은 CCTV더라.”

-왜 참았는가. 이해가 안 된다.

 “사실 사표를 여러 번 냈다. 처음이…2013년인가, 옥스프링 선수를 영입했을 때 초반 안 좋았다. 2패 하던 날 경기 후 사무실에 올라왔는데 최하진 대표가 직원들 앞에서 ‘이 XX야, 안 된다고 얘기했잖아”라면서 촛대뼈를 깠다.(옥스프링은 2012시즌에 앞서 스캇 리치몬드가 부상으로 이탈하자 WBC 호주대표로 만난 송승준의 귀띔으로 영입했다. 하지만 당시 최 전 대표는 LG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크게 반대했다고 한다. 이에 배 전 단장과 이문한 부장이 부상으로 떠난 게 아니라고 설득해 영입했다.) 이후 도저히 직원들 앞에서 운영부장으로 일을 못할 것 같아 다음날 사표를 던졌는데 배 전 단장이 간곡히 만류했다.

-그 이후에도 사표를 쓸 일이 많았나.

 “2014년 초였을 것이다. 감독한테 5회까지 번트를 하지 말고, 선수기용을 데이터로 하라고 지시했다. 내가 그걸 어떻게 김시진 감독한테 전달하겠는가. 거기서 또 의견대립이 있었다. 세이버매트릭스를 본다고 해도 안 보이는 게 있다. 선수의 센스나 주루플레이 등은 감독이 판단해서 하는 것이다. 그걸 지수라고 인용해 감독한테 하라마라고 할 수 없었다. 그 다음이 5월 (내부에서) CCTV 사건이 터진 뒤였다. 갑자기 현장(그라운드)에 가지말라고 하니 못 다닐 것 같았다. 언론에서는 대기발령으로 나오고,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그 때 세 번째 사표를 냈는데 한번 더 참았다. 팀을 위해 하나라도 해보고 물러나려고 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그만뒀으면 이렇게 개인 불명예까지는 안 당했을 것이다.”

-정리를 해보자. 롯데에 온 뒤 연봉협상을 이전과 달리 낮게 책정하면서 선수단이 불만을 가졌고, 감독 권한을 넘어 훈련스케줄을 짰고, 선수 엔트리 문제도 관여했다? 그리고 CCTV 사건까지 주동했다고 선수단이 생각했다는 것인가.

 “그렇다. 선수 연봉문제부터 해명하겠다. 사실 10을 줘야하는 선수에게 11∼12를 주는 건 아니라고 봤다. 고과시스템이 있지 않은가. 처음엔 아무래도 말이 나오겠지만 신뢰를 쌓아가다 보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런데 최 전 대표는 우리가 보고를 올렸던 고과를 보더니 임의로 깎았다. 못했다고 생각하는 선수는 그냥 1천만원, 2천만원 깎아버리더라. 잘 생각해보라. 난 운영부장이다. 단장이 있고 사장이 있는데, 연봉권한은 나한테 없다. 의견조율일 뿐이다. 대표이사가 금액을 지급하는 것이지, 내가 이 선수가 밉다고 깎으라마라 할 수가 없다. 엄연히 시스템이 있다.

-최 전 대표의 현장간섭으로 힘들었다고 들었다.

 “선수들을 임의로 (엔트리에) 내려라 올려라 했다… 배 전 단장도 다 알고 있다. 그것을 감독에게 어떻게 전달하느냐.”

-지시가 왔는데 감독에게 100% 전달하지 않았단 말인가.

 “그렇다. 괴리가 너무 커서 다 전달할 수가 없었다. 난 5월 이후에는 아예 배제돼있었다. 앞서(2013시즌) 오해가 생겼다곤 해도 당황스러웠다. 내가 코치들도 모르는 엔트리 등록 말소를 해왔다는 것이다. 난 야구를 해왔기 때문에 누구보다 관여를 안 한다. 내가 한 두살 먹은 어린애인가.”(이때 이문한 부장은 격앙됐다. 최 전 대표가 보내온 모바일폰 메신저 내용을 모두 보여줬다. 도저히 프로야구단의 대표이사가 운영부장에게 보냈다고는 믿기지 않는 내용이었다.)

→2편(14일)에서 계속.(이문한 부장이 공개한 카톡 메시지 내용 중 일부는 스포츠월드 홈페이지에 게재돼있습니다. 1편에서는 몇 장만 공개했습니다.)

· [단독입수] 이문한 前 롯데 부장이 공개한 카톡

· [단독] 롯데 전 사장 "김시진은 양키즈를 맡겨도…" ②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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