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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세상 비틀어보기] '국제시장'이 선동 영화라는 허지웅… '미생'보다 현실적인데

입력 : 2014-12-28 13:53:07 수정 : 2014-12-28 16: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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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용호 기자]요즘 극장가에서 많은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국제시장’은 감동적인 영화다. 전쟁 이후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희생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 아버지 세대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담았다.

 그런데 이 영화를 두고 정치적 해석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영화를 보는 각자의 감상에 대해 뭐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미디어를 통해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유명인들이 유독 ‘국제시장’을 삐딱하게 바라보고 있는 태도는 씁쓸하다.

 김태훈은 “나이든 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를 또 영화로 볼 것까지야”라고 냉소적인 평을 날렸고(그렇다면 ‘명량’은?) 허지웅이 “‘국제시장’을 보면 아예 대놓고 ‘이 고생을 우리 후손이 아니라 우리가 해서 다행이다’라는 식이거든요. 정말 토가 나온다는 거예요. 정신 승리하는 사회라는 게”라고 이야기한 부분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허지웅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국제시장’을 선동영화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대중문화를 볼모로 삼은 진영논리가 문제다. ‘변호인’을 칭송하는 이들이 영화를 보지도 않고 ‘국제시장’을 평가 절하하는 분위기가 있다. 그런데 오히려 ‘국제시장’을 보면 정치적인 요소를 떼어놓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파독 광부에 대한 이야기를 풀면서도 당시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진보성향의 배우 정진영을 주인공의 아버지 역할로 캐스팅한 것도 정치적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시장’은 오히려 박정희 대통령을 지나치게 영웅화하는 이들에게 진짜 영웅은 평범한 국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이것은 진보 진영이 계속해서 주장해왔던 논리가 아니던가.

 요즘 젊은이들은 드라마 ‘미생’에 열광했다. 이것이 자신들의 현실을 대변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미생’은 디테일이 현실적이어서 그렇지 완벽한 허구의 스토리다. 실제 종합상사에서 장그래 같은 인턴은 절대로 일을 할 수 없다. 반면 ‘국제시장’은 디테일에 상상력을 가미해 투박해 보이지만 염연히 현실에 기반을 둔 스토리다.

 앞서 허지웅은 ‘미생’에 대해 “기성세대의 관료제 시스템이 왜 존재했는지에 대해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며 “구세대와 신세대를 통합하게 해준다”라고 입이 닳도록 칭찬한 바 있다. 그런데 구세대를 신세대가 이해하기 위해서는 ‘국제시장’도 나쁘지 않다. 치열하게 노력하면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영화 속 메시지가 정부에 대한 불만만을 (인터넷에서) 폭발시키고 있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부디 진지하게 전달됐으면 좋겠다.

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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