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야구단을 해체해라’
부산팬의 비난이 극에 달했다. 팬들은 단순히 대표이사의 사과와 관련자들의 징계를 넘어 롯데 자이언츠라는 구단의 존재에 대한 회의까지 느끼고 있다.
구도(球都) 부산을 대표하는 프로야구단이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왔을까.
프로야구 롯데가 구단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았다. 지난 달 말 모 코치의 내부 승격소문에 반발한 선수단과 과정에서 성명서까지 발표한 선수단의 행동으로 롯데는 홍역을 치렀다. 이런 가운데 롯데는 이종운 신임 감독을 선임하며 갈등을 봉합하려 했지만 이젠 호텔 CCTV 사건이 정치권까지 번졌다.
호텔 CCTV 사건은 시즌 초 최하진 대표가 선수단의 외출 및 복귀 시간, 동행자 여부 등 사생활을 직접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원정 숙소 CCTV 화면을 확인해온 일을 일컫는다. 이 사실을 인지한 선수단은 전 수석코치와 운영부장의 행위라고 파악했지만 최근 최 대표의 지시로 이루어진 일이라는 점이 밝혀지며 사단이 났다.
최 대표는 “선수단에 미리 알렸다”고 했지만 선수단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언론을 통해 맞받아치면서 이제는 구단 사장과 선수단간 진실공방으로 치달았다. 충격적인 일이다.
정치권까지 개입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5일 “롯데 선수들의 인권이 심각한 사각지대에 놓인 것을 알 수 있다”며 “증거가 확실한 만큼 사법 당국은 철저히 수사해야 하며 인권위원회의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수단 관리를 넘어 사생활 침해라는 것이고, 언론은 ‘CCTV 불법사찰’로 표현하고 있을 정도다.
이젠 롯데 구단의 손을 떠난 듯 보인다. 팬들은 그룹사까지 성토하며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롯데 구단은 뾰족한 해명도 내어놓지 못하고 있다. 최 대표가 직접 인터뷰를 하면서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오히려 역풍으로 곤경에 처했다.
롯데 구단은 “공식입장은 없다”고 했다. 팬들은 점점 드러나는 구단의 내부사정에 당혹감을 넘어 분노까지 표현하고 있다. 구단 존재에 혐오감까지 표현하고 있을 정도로 롯데 자이언츠는 내홍을 겪고 있다.
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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