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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모비스도 웃고, SK도 웃고…본질 다른 웃음

입력 : 2014-03-25 19:32:28 수정 : 2014-03-25 19:3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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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은 여유가 넘친다. 하지만 반대쪽은 의기소침하다.

25일 모비스와 SK간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린 울산 동천체육관, 경기전 양팀의 라커룸은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랐다. 양측 감독 모두 미소를 지으면서 취재진을 만났지만, 어투에서는 쫓고쫓기는 사이가 아닌, 쫓는 자의 불안감만 감지됐다.

당연히 여유가 흘러 넘친 쪽은 모비스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정규리그 우승팀 SK를 4연패로 쓰러뜨린 기억때문인지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1차전 완승 후 “언제나처럼 한다. 지난 (정규리그)시즌에서와 똑같다”고 웃었다. 이번 정규리그서도 4연패 후 2승을 거두고 시즌을 마쳤고 사실상 SK를 상대로 3연승 중이니 여유가 있을 법하다. 유 감독은 “오늘 지면 (1승1패로) 똑같지 뭐”라고 웃으면서 출사표를 던졌다. 2013년 4월2일 전자랜드전부터 지난 23일 SK전까지 역대 통산 플레이오프 최다연승(8연승)을 기록 중인 기록이 모비스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직접적인 증거다.

반면 문경은 SK 감독은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4강 플레이오프서 1, 2차전에서 패한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확률은 제로다. 지난 시즌 챔프전 악몽을 설욕하기 위해 6강 PO에서 통과한 뒤 “마지막 챔프전이라고 생각하고 맞붙겠다”고 의욕을 불태웠지만 1차전에서 62-71로 무너졌다. 4쿼터 쫓아갔으니 망정이지 최다점수차는 무려 23점이나 났다.

문경은 감독은 “1차전에서 야심차게 준비를 해와 말을 많이 했는데, 그렇게 지니까 할 말이 없어졌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문 감독은 벼랑 끝에 몰릴수록 사령탑의 멘탈이 중요하다고 평소에 강조하곤 한다. 감독이 흔들리면 선수들에게 곧바로 영향이 미친다는 것이다. 이를 잘 알고 있어 과거 모비스와의 악몽은 되새기지 않고 껄껄 웃었지만,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를 숨길 수는 없었다. 문 감독은 “오늘 밀리면 안 된다.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눈빛을 번득였다. 

울산=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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