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드래프트는 아무 것도 아니다. 40인 보호선수는 그나마 수월했다. 롯데가 4년 총액 35억원(계약금 15억원, 연봉 4억원, 옵션 4억원)에 FA 최준석을 영입했고, 이제 20인 보호선수를 짜기 위해 내부총력을 소진하고 있다.
FA(자유계약선수) 보상 규정에 따르면, 해당 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원소속 구단에 직전 시즌 연봉의 200%와 보상선수 혹은 연봉의 300%를 지불해야 한다. 선수이동이 폐쇄적인 한국 프로야구에서 구단은 대부분 보상선수안을 선택한다.
그런데 보상선수가 20인 보호선수 외 1명이다. 아무리 당해년 FA 선수, 군보류 선수, 외국인 선수 등을 제외해도 이 정도 수준이면 주전력급이다. 특히 롯데는 이미 한 차례 속쓰린 전력이 있다. 2008시즌 후 홍성흔(두산)을 영입하면서 보상선수로 이원석을 내보낸 게 아직도 아쉽다. 당시 ‘원석’은 이제 두산의 ‘보석’이 됐다. 당시 롯데는 야수층이 두터운 두산이 또 야수를 택할 줄 예상못하고 이원석을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지만 큰 오산이었다.
때문에 이번에는 노선을 바꿨다. 두산의 전력을 감안하지 않고 ‘롯데’만 생각하기로 했다. 팀 전력에 도움이 되는 선수의 우선순위를 감안해 보호선수 명단을 짜겠다는 것이다. 구단 관계자는 “두산이 투수가 없다고 투수를 묶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 팀 전력에만 맞춰 논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두산과의 눈치싸움에서 당했던 기억을 되풀이하지 않고 ‘마이웨이’를 택한다는 의미다.
KBO는 지난 22일 최준석의 계약공시를 했다. 규정상 사흘내 명단을 제출하고, 사흘내 보상선수를 결정하게 된다. 롯데는 25일 저녁까지 두산에 20인 보호선수 및 전체명단을 넘겨주고, 두산은 28일까지 최종결정을 내려 통보하면 된다.
롯데는 2차 드래프트가 끝난 뒤 계속해서 40인에서 20인 명단으로 추리는 작업에 온 힘을 쏟고 있다. 2차 드래프트에서 ‘제2의 김성배’로 심수창을 선택했듯 이젠 ‘제2의 이원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심사숙고를 거듭하고 있다.
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롯데 시절 최준석 제공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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