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게임 한류(韓流) 대만에 다시 불지핀다

입력 : 2008-05-08 18:14:06 수정 : 2008-05-08 18:14:06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세계 온라인게임시장 슈퍼마켓 역할… ‘리니지’ 성공 이을 현지화 전략 절실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WEB 三國, 마비노기, 대만 내 PC방에 걸린 ‘리니지’(현지 서비스명 ‘천당’)
한국 게임기업들의 시선이 정체된 한국 시장을 벗어나 일본과 북미, 중국 등 거대 게임시장을 바라보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여기서 거대 국가만큼은 아니지만 꾸준히 게임한류가 불고 있는 지역이 있다. 바로 대만이다. 대만은 넥슨의 현지 파트너인 감마니아가 지난 2000년부터 ‘리니지’를 시작으로 한국 온라인 게임과 인연을 맺었다. ‘메이플스토리’와 ‘카트라이더’, ‘뮤’, ‘썬’, ‘루니아전기’, ‘리니지Ⅰ·Ⅱ’, ‘스페셜포스’, ‘그라나도 에스파다’, ‘오디션’, …. 귀에 익숙한 이 게임들은 대만에서 유저들과 한참 조우가 이뤄졌거나 준비중이다. 특히 대만인의 개방적인 사고 덕분에 한국 게임은 장르에 상관없이 현지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기회는 계속될까… 비관론 고개

그런데 진출 8여년이란 과거는 어느새, 끝나가는 파티가 되고 있다. 대만 내 한국 온라인 게임의 세력은 점차 약화되는 분위기다. 한때 한국 게임기업에 기회의 땅으로 불렸던 대만이지만, 어느새 자체 개발력을 앞세운 현지 기업과 미국과 중국 등 외산 경쟁작들이 속속 진입하면서 ‘한국산’이란 브랜드 가치는 상대적으로 위력을 잃는 모습이다.

실제 위기를 체감하는 현지 법인 관계자들은 콘솔과 PC게임이 주를 이루던 현지에 네트워크 기반으로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형 온라인 게임을 선보였다는 게임사(史)·산업적 우월감은 이제 버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8여년이라는 시간은 현지 기업들도 한국 온라인 게임기업의 개발력과 관리 노하우를 과감하게 펼쳐낼 수 있는 발판이 됐다. 결국 ‘독’(毒)으로 부메랑 돼 돌아오기 전에 콘텐츠로 다시 한번 게임한류의 열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고견을 제시했다.

또한, ‘와우’와 ‘완미세계’(현지명: 완미시공) 등 외산 게임이 정착하면서 한국산 게임의 자리를 위협하거나 앞서는 사례도 늘고 있다. 중국계 킹소프트가 내놓은 ‘검협정연’ 시리즈는 지난 2004년부터 마니아층을 형성, ‘리니지’와 맞먹을 정도로 성장했다.

현지 게임기업들의 자체 개발력도 일취월장하면서 ‘온라인 게임=한국’이라는 도식도 사라지고 있다. 감마니아는 삼국지를 판타지풍으로 설계한 ‘선마도’(仙魔道 Online)를 앞세우며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고 올 2분기 중 신작 ‘브라이트 새도우’를 한국에도 선보일 계획이다. 소프트월드의 자회사 차이니즈게이머가 자체 개발한 ‘황이온라인’(黃易群俠傳)은 대만 내 동접수 19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게다가 지갑을 꺼내기 싫어하는 현지 유저들의 소비패턴을 바꾸기 위한 전략도 절실하다. 대만 유저들은 시선을 잡아끌 획기적인 아이템이 발견되지 않으면 굳이 지불 의사를 표현하지 않는다. 이준서 웹젠타이완 지사장은 “대만 게임 시장은 전세계 온라인 게임의 슈퍼마켓이다. 각국의 다양한 온라인 게임이 경합을 벌이고 있는 대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국에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과 현지 시장의 동일한 점과 미묘한 차이를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면서 “현지 직원들이 시장 상황을 반영한 전략을 수립, 실행해 나갈 수 있는 조직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키포인트”라고 강조했다. 대만 시장이 한국과 비슷하기는 하나, 접근하는 방법에서의 현지화 전략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게임한류는 다시 지펴진다

미국과 일본, 중국이 각각 지리·정서적 괴리감과 콘솔게임의 지배력, 상술·모방으로 점철되는 반면, 커뮤니티형 온라인 게임에 관심이 높다는 점에서 대만은 한국 기업에 여전히 가능성 짙은 무대다. 무엇보다 대만 내 온라인 게임의 발전 과정 곳곳에 한국 게임이 입김이 서려있는 만큼 쉽게 기력을 상실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소견도 있다. 윌리엄 첸 감마니아 경영총괄 최고책임자(COO)는 “공성전과 길드 관념에 대만 유저들이 ‘리니지’에 심취한 이후 비슷한 장르인 ‘와우’가 등장해도 유저이탈이 급증하지는 않았다”면서 “모방형 ‘미투’ 게임과 차별화할 수 있는 한국산만의 게임 콘텐츠가 아직은 엄존하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경쟁력을 갖춘 한국산 후속작과 이종(異種)장르가 연이어 공개되면서 게임 시장도 한층 커지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메이플스토리’가 캐주얼 RPG 장르를 주도한 가운데 ‘카트라이더’(레이싱)와 ‘스페셜포스’(FPS), ‘오디션’(댄스) 등 다채로운 작품들이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오는 4월 웹젠타이완이 서비스하는 ‘미니파이터’는 게임베이스(遊戱基地) 등 현지 게임전문 사이트들은 연일 소개 기사를 게재할 정도로 기대가 크다.

아울러, 여건이 갖춰진 만큼 다채로운 게임 알리기도 필수다. 올엠의 ‘루니아전기’는 현지 유명 연예인 임의천을 홍보 대사로 기용, OST와 게임 뮤직 비디오를 제작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웹젠은 현지 최대 편의점 체인인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과 PC방, 음료업계와 ‘미니파이터’의 공동 프로모션을 준비중이다. 이준서 지사장은 현지 유력 업체 및 파트너사들과 공조를 사업 1순위로 여긴다.

한편, 대만 정부가 2011년까지 게임을 포함한 디지털 콘텐츠 산업 육성에 총 40억 대만달러, 자체 게임·애니메이션 개발에도 13억 대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현지 파트너사와의 공조가 더욱 중요해졌다. 자국의 게임산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외산 작품에 대한 방어적인 입장이 수반될 수도 있다. 이에 파트너사와 공동 개발 및 글로벌 서비스가 필요하다. 넥슨이 감마니아의 지분을 확보한 것처럼 경영 참여 방식의 대만 진출도 하나의 방법이다.

타이페이(대만)=김수길 기자 sugiru@sportsworldi.com

[관련기사] 대만 온라인게임 시장은 2010년 322만달러규모 성장

[관련기사] ‘감마니아’ COO 윌리엄 첸, 대만 유저 요구반영 콘텐츠 판매가 살길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