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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전성시대] 강한 중독성…사기·불법 콘텐츠 주의보

입력 : 2025-02-03 17:00:00 수정 : 2025-02-03 16:3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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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인기가 높아지면서 기업은 물론 정부까지 이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 역시 존재한다. 숏폼을 이용한 투자사기가 극성을 부리는가 하면 불법 콘텐츠 제작 및 유포, 중독에 의한 악영향 등이 있다. 사진은 핸드폰 화면에 띄워진 동영상 플랫폼 ‘틱톡’ 이미지. / 뉴시스 

#직장인 A(30) 씨는 최근 생활비에 보탬이 되려 부업을 찾다가 되려 피해를 입었다. 스마트폰을 통해 숏폼 콘텐츠를 잠시 즐기던 A씨는 화면을 내리다 ‘고수익 보장’ 아르바이트 영상을 접했고, 곧바로 링크된 카카오톡 아이디에 연락했다. 본인을 한 숏폼 플랫폼의 쇼핑몰 고객 매니저라고 소개한 B씨는 고수익 보장 프로젝트에 소액 자금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고 A씨는 크지 않은 금액을 먼저 입금했다. 선결제 후 주문을 하면, 처음에 입금했던 금액에 구매대금의 수수료를 더해서 주겠다는 식이었다. B씨가 올린 영상에 다른 사람들이 자문을 구하거나 수익을 받았다는 사례들을 봤고, 콘텐츠 시청수도 높아 A씨는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이후 B씨는 “주문을 잘못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돈을 다시 받고 싶으면 피해를 막을 수 있게 금액의 일부를 다시 입금하라고 요구했다. 정산을 받고 지불했던 금액을 다 돌려주겠다고 한 것. A씨는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법률사무소에 자문을 구했고, 최근 온라인에서 기승을 부리는 ‘구매대행 사기’라는 설명에 충격을 받았다.

 

스마트폰의 대중화가 이루어지고 최근 1분도 안 되는 짧은 영상물을 일컫는 일명 ‘숏폼’이 인기를 끌면서 이를 악용한 투자사기가 증가세다. 3일 사기피해 정보공유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어리게는 학생부터 성인까지, 많게는 수천만원의 피해를 입었다는 글이 속출하고 있다. A씨도 이러한 사기 사례 중 하나다. 해외 계정을 주로 사용하는 사기단은 숏폼에 익숙한 20~30대 고수익 부업이라는 말로 유혹한 뒤 선입금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돈을 뜯어낸다. 명칭을 도용당한 숏폼 기업과 경찰은 사기단이 프로필을 삭제하고 종적을 감추는 탓에 검거가 어려운 실정이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현재 성장 중인 숏폼 시장의 현황과 부작용을 정리했다. 

 

최근 수년간 콘텐츠 소비 패턴이 모바일 중심의 짧은 영상으로 빠르게 변화 중이다. ‘2024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숏폼 이용률은 2023년 58.1%에서 2024년 70.7%로 12.6%p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숏폼 관련 시장 규모는 2021년 432억 달러(약 63조원)에서 2026년 1350억 달러(약 197조원)로 연평균 25.6%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털사이트와 게임사까지 숏폼 산업에 뛰어들었고 정부까지 지원에 나서면서 미래 먹거리로 조명받고 있다. 

 

그런데 숏폼 전성시대로 접어들면서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다. 구매대행 사기뿐 아니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에서 방송하는 인기 콘텐츠를 일부 편집해 올리는 불법 숏폼 영상이 늘어나고 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가 대중의 관심을 받았던 지난해 10월 유튜브 등 플랫폼에는 임팩트 있는 장면들로만 편집된 짧은 영상들이 무수히 올라왔다. 한 유튜브 계정은 총 조회수에 따라 1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저작권을 어긴 불법 콘텐츠다. 숏폼 영상에 붙는 광고 수익을 유튜브와 숏폼 제작자가 각각 55대 45 비율로 나누면서 이런 불법 콘텐츠가 증가하고 있다.

 

중독 현상도 문제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국내 이용자의 숏폼 앱 사용 시간은 5년(2019~2024) 사이 2.5배 가까이 늘었다. 2019년 611분이었지만, 지난해 1491분으로 증가했다. 휘발성이 강한 스낵화 특성 탓에 앞서 시청한 영상보다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찾게 되고, 이를 조절하지 못하면 숏폼 중독에 빠진다. 개인정보 유출도 우려된다. 지난해 미국 의회는 대표적인 숏폼 플랫폼인 틱톡에 대해 ‘개인 정보가 중국에 유출돼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틱톡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실시한 ‘2023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3명 중 1명(32.7%)은 ‘숏폼 시청을 조절하는 것이 어렵다’고 답했다. 더욱이 미성숙한 청소년이라면 더욱 빠지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긴 호흡의 영상이나 글을 보는 데 거부감을 갖게 되고, 집중력과 문해력이 낮아져 내용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불법 숏폼을 일일이 단속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탓에 플랫폼 업계의 자정적인 노력과 제도적인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각종 부작용에 대한 시청자의 자발적인 자제와 노력도 필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윤정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는 “플랫폼이 이러한 내용적 규제를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숏폼을 무조건 금지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에 현명하게 미디어를 소비하는 주도적인 능력이 필수”라고 밝혔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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