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심해서 ‘언더독’이라는 편견을 깨야 한다.”
‘권토중래(捲土重來)’를 꿈꾼다. 키움은 지난 두 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힘겨운 나날이었지만 다시 힘을 비축해 일어나 성공을 거두겠다는 각오다. 홍원기 키움 감독이 “스프링캠프에서 지난 시즌 동안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하면, 충분히 순위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포스트시즌에 대한 희망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배경이다.
한 시즌 농사의 씨앗을 뿌린다. 프로야구 키움은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구단 1차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애리조나로 출발했다. 홍 감독을 비롯해 코치스태프와 선수 42명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다음 달 14일까지 미국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메사 애리조나 애슬레틱 그라운드에서 1차 캠프를 진행하고, 15일부턴 대만 가오슝으로 이동해 18일부터 3월5일까지 2025시즌을 향한 담금질에 들어간다.
강행군이 예고됐다. 홍 감독은 선수단에 스프링캠프 기간 6일 훈련, 1일 휴식을 공표했다. 홍 감독은 “양보단 질이 중요하다. 훈련일수가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그라운드에서 필요로 하는 훈련을 더 세밀하게 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유가 있다. 키움은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파트너십을 통해 캠프지를 사용했었다. MLB 선수들이 쓰는 시설을 이용하고, 준비 과정을 지켜보며 선수단의 동기 부여를 끌어올렸다. 변수가 발생했다. MLB 사무국이 아시아 구단에 훈련 시설 등을 지원하는 것을 ‘탬퍼링’의 일환으로 보고 규제하기 시작하면서, 솔트리버필즈 사용이 어려워졌다. 문제는 없다. 메사에 위치한 애슬레틱 그라운드로 향한다. 다만 주말 그라운드 사용 제약 탓에 강행군 스케줄이 만들어졌다.
한 가지 의문점이 있다. 오프시즌 영입한 방출생 오선진, 강진성, 김동엽은 1차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됐으나, 2025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정현우 등 신인 선수들은 데려가지 않는다. 홍 감독은 “1차 캠프에서 베테랑 선수들 사이에 어린 선수들이 있다 보면 오버페이스를 할 수도 있다. 루키 캠프 때처럼 같은 연배 선수들끼리 좀 더 편하게 훈련하며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방출 선수들은 마지막 기회를 잡은 거다. 아픔을 겪은 만큼 말하지 않아도 선수 본인들이 자신의 몫을 잘 알고 있을 것이고 잘하리라 생각된다”며 분위기를 다잡아 달라는 주문을 했다.
키움의 가장 큰 숙제는 LA다저스로 떠난 김혜성의 공백을 채우는 일이다. 홍 감독은 “건전한 경쟁 속에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분명히 등장할 것”이라며 “그런 선수를 발굴하고 키워내는 게 스프링캠프에서 해야 할 일이자 나의 역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전과 다르게 선수들이 준비 기간에 대한 중요성을 몸소 깨닫고 있다. 선수들과 합심해서 언더독이라는 평가, 편견을 깨는 게 우리의 일”이라며 “잘 훈련해서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골고루 본인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돌아오겠다”는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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