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타로 우여곡절 겪은 작품, 개봉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배우 송중기가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개봉을 앞두고 드러낸 애정이다.
보고타는 IMF 직후 새로운 희망을 품고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한 국희(송중기)네 가족이 한인 상인회의 권력을 쥔 박병장(권해효)과 통관 브로커 수영(이희준)과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2020년 1월부터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를 메인으로 로케이션 촬영을 시작했으나 예상치 못한 코로나 팬데믹을 맞으면서 촬영이 중단됐다가 다음 해 1년4개월 만에 재개해 촬영을 마쳤다. 촬영 시작으로부터 약 5년 만에 관객을 만나게 됐다.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 개봉을 앞두고 송중기는 힘든 임무를 완수한 듯한 기쁜 얼굴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코로나 당시)영화가 엎어지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과 주인공으로서 작품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 그래서 지금 개봉하는 것에 굉장히 감사하다. 팀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알기에 주인공으로서 홍보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정말 다양한 사건을 극복하며 제작된 영화라 애정이 남다르다. 제 성향이 ‘저희 고생했으니까 봐주세요’라는 말을 하는 타입이 아닌데, 영화가 정말 재미있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일주일 차이로 먼저 개봉하는 현빈 주연의 영화 ‘하얼빈’과 이정재 주연의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 2’가 쟁쟁한 경쟁작으로 있지만 “다 같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이제는 영화끼리만의 경쟁이 아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으로 판이 커지면서 좀 더 치열해졌다. 근데 제 철학이 ‘같이 먹고 살자’다. 다들 고생해서 찍는 걸 봤고, 하얼빈의 경우는 시사회로 먼저 접했는데 너무 좋은 영화더라. 다 같이 먹고살아야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우리 영화는 정말 재미있다. 제 영화니까 많은 분께 이쁨 받고 싶은 욕심은 당연히 있다”고 웃으며 작품을 홍보했다.
송중기는 극에서 보고타에 이민을 온 후 밑바닥에서 시작해 보고타의 상권을 쥐락펴락하며 정상에 우뚝 서기까지 국희의 파란만장한 삶을 연기했다. 순수하면서도 열정 있는 10대의 국희가 성공을 위해 무엇이든 하는 거친 30대의 국희로 성장하는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한 인물의 생존 연대기를 보여줘야 하는 만큼 누구보다 책임감이 컸을 그는 “캐릭터에 대한 부담은 없었지만, 주연으로서의 부담은 당연히 있었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주연을 맡으면 그에 대한 부담감은 무조건 나를 둘러싸고 있다. 이게 없다면 주연 배우를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캐릭터적으로 부담은 없었으나 10~20대의 국희를 표현하는 것에 약간의 민망함은 있었다. 촬영에 들어갈 때만 해도 실제 제 나이가 35였으니까. 그렇지만 더 나이 들기 전에 하자는 마음이 있었고, 현지 크루들과 호흡을 맞춰 볼 수 있다는 점이 굉장한 매력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새로운 문화권이나 촬영에 호기심이 많다는 송중기는 해외 로케이션 촬영이 즐거운 작업이라고 이야기했다. 다만, 자신의 도전적인 성향이 해외로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드라마는 해외 로케이션이 길어야 3주인데, 영화는 기간이 길다. 넷플릭스 시리즈 ‘로기완’ 촬영도 벨기에에서 5개월을 촬영했다. 접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도전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올 로케이션이 매력적으로 다가오긴 했다”며 “하지만 ‘해외’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안 해봤던 장르나 안 해봤던 작업, 같이 호흡을 맞춰보지 않았던 사람들과 하는 것들을 좋아한다. 근데 해외 작품을 찾다 보면 그런 지점들을 찾기 쉬운 점은 있다”고 설명했다.
고여있는 것이 싫다는 송중기는 배우로서 연기는 물론, 작품 기획과 제작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는 “관심이 많다. 로기완과 영화 화란(2023) 공동 제작에 참여하면서 프로듀싱을 했는데 성취감이 엄청났다. 앞으로도 욕심이 있다. 기회가 되면 실천에 옮기려는 작품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연출에는 자신의 역량이 부족할 것 같다고. 그는 “김희원 선배가 디즈니 플러스 ‘조명가게’를 연출했고, 이정재 형이 영화 ‘헌트’(2022)를 하셨잖나. 연출은 최고 힘든 부분이고 대단한 일이다. 부럽기는 하지만 연출까지는 제 깜냥이 되지 않는다”며 웃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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