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제이(以夷制夷), 베테랑을 통해서 젊은 팀을 완성시킨다.’
리빌딩에 나선 프로야구 키움이 스토브리그에서 베테랑 방출생을 불러 모으고 있다. 이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명 ‘베테랑볼’이다.
18일 현재 키움이 스토브리그에서 영입한 베테랑 방출생은 총 4명이다. SSG 출신 외야수 강진성을 시작으로 삼성 출신 거포 외야수 김동엽과 투수 장필준, 그리고 롯데 출신 내야 유틸리티 오선진이 키움 유니폼을 입고 2025시즌 그라운드를 누빈다. 1988년생 장필준부터 1993년생 강진성까지 이들 모두 데뷔 10년이 넘은 베테랑이며 시즌 후 방출 통보를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키움은 왜 이들을 불러모았을까. 우선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자원들이다. 야구계 관계자는 “모든 구단은 매년 선수를 영입하고 방출하는 과정을 거친다. 다만 유망주 성장 기조가 우선이며, 이 과정에서 베테랑들이 팀을 떠나는 케이스가 비일비재하다”고 설명했다. 키움은 이들이 팀 전력 강화에 보탬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유는 또 있다. 키움 측은 ‘리빌딩’을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키움은 지난해 열린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3라운드까지 6명(전준표, 김윤하, 이재상, 손현기, 이우현, 김연주)을 지명했다. 2025신인 드래프트도 마찬가지다. 3라운드까지 6명(정현우, 김서준, 염승원, 어준서, 여동욱, 박정훈)을 영입했다.
경험이 필요하다. 어린 선수들만으로 한 시즌을 치를 수 없으며, 당장 뛰어난 활약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성장의 시간, 경험이라는 그릇을 채워줄 양분이 필요하다. 개개인의 노력에 베테랑의 노하우가 합쳐지면 그만큼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기대다.
실제 키움은 지난 17일 오선진 영입을 발표하면서 “다양한 경험과 준수한 기량을 바탕으로 백업 내야수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내년 시즌 야수진 운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키움은 이 같은 ‘베테랑볼’ 전략으로 성공을 맛본 적이 있다. 임창민(삼성)과 최주환이 그 주인공이다. 키움은 2022시즌 종료 후 두산에서 방출된 임창민을 연봉 1억원에 영입했다. 임창민은 2023시즌 마무리투수로 나서면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2승2패 26세이브 평균자책점 2.51를 기록했다. 최주환은 2023시즌 종료 후 SSG로부터 외면받았다. 그해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키움의 지명을 받았고, 올해 키움의 주전 1루수로 활약했다.
리빌딩의 끝은 알 수 없다. 다만 베테랑이 끌어주고, 젊은 선수가 밀어주는 조화가 이뤄진다면 완성의 시간을 더 빨리 다가올 수 있다는 믿음은 있다. 키움의 베테랑볼 플랜이 얼마나 큰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지 시선이 주목된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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