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거리가 없는 경기였다.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은 16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우리은행과의 원정경기에서 57-43으로 이겨 2연승을 기록했다. 5위 신한은행은 4위 KB국민은행과의 승차를 0.5경기로 줄였다.
졸전 그 자체였다. 신한은행은 승리했지만, 반성해야 할 경기를 했다. 시작만 좋았다. WKBL 최강자 김단비가 빠진 우리은행을 상대로 쉽게 경기를 풀었다. 김단비는 팔꿈치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다. 신한은행은 1쿼터에 14점을 올리면서 우리은행을 0점으로 묶었다. 한 쿼터 무득점은 WKBL 최초 불명예 기록이다.
재일교포 4세로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센터 홍유순(12점 14리바운드)의 활약만 돋보였다. 홍유순은 김단비가 없는 골밑을 완벽하게 장악하며 4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신인이 4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기록한 건 WKBL 단일리그 기준 최초다. 종전 기록은 2016∼2017 KB 박지수(갈라타사라이)의 3연속 더블더블이다.
홍유순 활약에 신한은행의 쉬운 승리가 점쳐지는 듯했다. 그러나 2쿼터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2쿼터 미야사카 모모나에게만 3점슛 3개를 허용했다. 모모나가 살아나니 이명관도 득점에 가세하기 시작했다. 신한은행도 점수를 올리긴 했으나, 2쿼터에 자유투를 제외하고 2번 이상 공격을 성공한 건 홍유순이 유일했다. 신인보다 연봉이 훨씬 높은 언니들은 침묵했다.
31-19로 출발한 3쿼터 신한은행은 고개를 제대로 떨궜다. 홍유순과 타니무라 리카가 뛰었음에도 리바운드(11-10)에서 압도하지 못했다. 결국 올해 6순위 신인 이민지에게 9점을 얻어맞았다. 역전까지 허용했다. 재역전에 성공했으나, 이마저도 자유투로 올린 득점이었다. 시원한 공격은 없었다는 의미다. 다행히 4쿼터에 힘이 빠져 스스로 고개를 숙인 우리은행을 상대로 연이어 3점포를 성공하며 승리했다.
결과보단 과정을 봐야 하는 경기였다. 양 팀 모두 형편없는 경기를 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에이스가 없는 팀을 상대에게 역전을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는 점에서 반성을 해야 한다. 우리은행도 마찬가지다. 김단비 원맨팀이라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는 경기였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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