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명가 계보, 제가 이어가겠습니다.”
프로야구 막내 구단 KT는 자타공인 ‘루키’ 양성소로 불린다. 2015년 KBO리그에 합류해 2018년 외야수 강백호, 2020년 투수 소형준 등 2명의 투타 신인왕을 배출했다. 역대 프로야구 각 구단 신인왕 배출 현황에 따르면 원년구단 KIA(1985년 이순철·2021년 이의리 이상 2명)와 동률이며, 롯데(1992년 염종석 이상 1명)보다 많다.
여기에 또 한 명의 새 얼굴이 맹활약을 예고한다. 바로 열여덟 새싹 김동현이 그 주인공이다. 서울고를 거쳐 2025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9순위로 마법사 군단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도전을 앞두고 주가가 폭등했다. 지난 9월 초 청소년 국가대표로 빼어난 활약을 펼쳐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동메달 획득에 이바지했다. 3경기 동안 9타자 상대로 출루를 한 차례도 내주지 않고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193㎝ 장신의 우완 정통파에 최고 시속 152㎞ 직구를 던진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도 가파른 성장세에 군침을 흘렸을 정도다.
KT가 김동현의 이름을 주저 없이 호명한 배경이다. 구단 관계자는 드래프트 당시 “미래 선발 자원으로 성장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선수 본인 역시 그 기대에 부응하고자 한다. “KT에서 선발 투수 가능성을 높게 봐주셨기 때문에 빠른 순번에 호명된 것”이라고 콕 집은 김동현은 “그 역할(선발)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마무리 투수를 꿈꿨지만, 이제는 아니다. 마운드 위 중심을 잡아주는 선발 투수가 되고자 한다. 롤 모델도 재설정했다. 그는 “윌리엄 쿠에바스(KT) 선배의 영상을 계속 챙겨보고 있다”며 “강력한 구위와 다양한 변화구로 타자를 요리할 줄 아는 모습을 본받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 외에도 전 KIA의 에이스 윤석민을 많이 참조하고 있다. 그 까닭을 묻자, “(윤)석민 선배의 투구에 반했다. 선발 투수는 힘 있는 공을 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영리한 모습도 갖춰야 한다”고 답했다.
짧은 시간 1군 마무리 캠프를 경험하면서 자극을 받았다. 이강철 감독과 제춘모 투수코치와 약 열흘간 함께 구슬땀을 흘리면서 원포인트 레슨을 통한 투구폼 미세교정을 받았다. 덕분에 장점인 높은 타점을 살리면서도 제구 기복을 줄일 수 있는 실마리도 얻었다.
김동현은 “캠프 합류 첫날과 비교하면 정말 많이 달라졌다”고 혀를 내두르면서 “조바심을 내고 싶지는 않지만, 욕심이 난다. 내년 1군 스프링캠프에도 합류해 더 많은 걸 배우고 싶다”고 눈빛을 번뜩였다.
변화구 발전 의지도 강하다.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기존 레파토리에 더해 낙차 큰 스플리터를 완성하는 게 급선무다. 큰 키를 살려 더 강력한 시너지를 내고자 위함이다. 직구처럼 빠르게 날아오다가도 급격하게 떨어지는 매력을 갖췄다.
이에 김동현은 “올해 초반만 해도 스플리터 제구에 어려움이 있어 봉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확실히 제대로만 던지면 정말 위력적이더라. 주무기로 만들기 위해서 더 열심히 갈고 닦을 것”이라고 전했다.
새 출발선에 선다. 긴장만큼이나 설렘이 가득하다. 김동현은 “1라운드 지명 선수인 내게 걸린 기대가 크다는 걸 안다. 그 중압감을 긍정적인 원동력으로 삼겠다. 2025년 신인 ‘히트상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KT는 5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한 강팀이다. 그 기세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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