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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떨쳐야 했던 두려움”을 뒤로 하고… ‘외인 호랑이’ 네일은 그렇게 돌아왔다

입력 : 2024-10-23 10:51:33 수정 : 2024-10-23 13: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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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제임스 네일이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의 2024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역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오며 손하트를 그리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간절한 기다림의 이유, 단번에 보여줬다.

 

2024시즌 프로야구의 주인공을 결정하는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출발을 앞둔 지난 20일, 공식 미디어데이에 자리한 이범호 KIA 감독은 1차전 선발로 고민 없이 제임스 네일을 호명했다. 다른 선택지인 양현종이 행사에 참석하는 게 알려짐에 따라 이미 예상됐던 답변이지만, KIA 팬들에게는 분명 울림이 있는 네일의 1선발 확정이었다.

 

그가 겪었던 치명적인 부상 때문이다. 지난 8월 24일 창원 NC전에서 맷 데이비슨의 강습 타구에 얼굴을 직격 한 그는 턱관절 골절 진단과 함께 수술대에 올랐다. 그대로 그의 페넌트레이스도 종료됐다. 회복까지 두 달여가 소요된다는 소견을 받아들며 KS 출전 여부도 안갯속으로 들어갔다.

 

‘V12’에 도전하는 KIA의 화두가 네일이었던 이유다. 정규시즌 26경기 12승5패, 평균자책점 2.53(149⅓이닝 42자책점)에 빛나는 ‘외인 에이스’가 있고 없고는, 하늘과 땅 차이다.

 

KIA 제임스 네일이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의 2024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귀신 같은 회복력으로 이겨냈다. 숨 가쁜 재활을 거쳐 롱토스, 불펜 피칭, 라이브 피칭 등 차곡차곡 계단을 밟았다. KS 대비 연습경기에서 실전까지 치르며 빠르게 모든 재활을 소화해냈다. 그렇게 밟은 KS 마운드, 그는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2볼넷으로 1실점하며 삼성 원태인(5이닝 무실점)과의 명품 투수전을 수놓았다. 춤을 추는 스위퍼가 그의 몸 상태가 100%로 올라왔음을 증명하기도 했다.

 

네일은 “KS는 선수로서 굉장히 기대됐고, 즐거운 경기였다. 무엇보다 부상에서 7주 만에 돌아와 마운드에 오른 (공식) 경기였다는 점이 굉장한 의미가 있다”고 복귀전을 돌아봤다.

 

긍정 마인드가 호투의 배경이 됐다. 그는 “정규시즌 150이닝 가까이 던져서 어깨가 피로할 수 있었는데, 부상으로 어깨도 같이 쉴 수 있었다. 덕분에 1차전처럼 좋은 무브먼트의 스위퍼가 발휘되지 않았나 싶다”고 웃었다.

 

멋진 복귀가 더없이 반갑지만, 팬들은 혹시나 마운드에서의 트라우마가 있진 않을지에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연습경기에서 상대 팀에 양해를 구한 후, 마운드 앞에 보호망을 설치하고 공을 던졌던 이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네일은 그때부터 직접 네트를 치우고 투구를 강행하는 남다른 정신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KIA 제임스 네일이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의 2024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아웃카운트를 잡고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언젠가는 떨쳐내야 하는 두려움 그리고 언젠가는 없어져야 할 네트였다. 1회만 던져보고 네트 없이도 충분히 내 투구를 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어서 없애달라고 했다”는 네일은 “사실 1차전도 스트라이크를 던질 때 타자가 스윙한다고 상상하니 두려움이 올라오긴 했다. 최대한 억누르며 이겨내려고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컨디션은 더할 나위 없다. 네일은 “KS에서의 75구와 정규시즌의 75구 피칭은 분명 다르다. 훨씬 스트레스를 받고 부담감이 있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몸과 어깨 모두 상태가 괜찮았다. 하루 이틀 휴식 이후로는 선발이든 구원이든 팀이 원하는 대로 나설 자신감이 생겼다”고 목소리를 높여 본다.

 

바라볼 곳은 정해져 있다. 개인 성적보다 팀의 우승 달성 여부가 더 중요한 시리즈다. 네일은 “시리즈가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최대한 팀의 요청에 따르겠다”는 헌신적인 출사표를 띄워 보냈다.

 

광주=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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