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을 예고한 6개 구단의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진다.
쌀쌀한 날씨와 함께 여자프로농구가 기지개를 켠다. 6개 구단은 6개월간의 전쟁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 이에 앞서 각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들은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우승을 향한 당찬 각오를 드러냈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진중함이 묻어났지만, 때론 도발적인 유쾌한 발언도 이어졌다. 지난 시즌에 이어 참석한 팬들은 환호를 보냈다. 선수와 팬이 함께하는 뜻깊은 자리가 된 WKBL 미디어데이 현장이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둔 WKBL은 평준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전까지 박지수가 버티는 국민은행과 박지현, 김단비가 몰아치는 우리은행을 다른 팀이 넘어서는 건 쉽지 않았다. 올 시즌은 다르다. 골밑을 완벽 장악하며 국민은행을 이끈 박지수(갈라타사라이)가 튀르키예리그로 진출했고, 우리은행의 지난 시즌 우승 주역인 박지현도 뉴질랜드리그 토코마나와 퀸즈로 향했다.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시즌이 예고된다.
우승을 위해선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마침 이번 미디어데이 키워드는 ‘업그레이드(Upgrade)’다. 6개 팀 사령탑들은 올 시즌 순위표 맨 상단을 차지하기 위해 한 계단 더 성장할 것을 약속했다. 김완수 KB 감독은 업그레이드할 항목 중 하나로 자기 자신을 뽑았다. 김 감독은 “나부터 성장해야 할 것 같다”고 웃으며 “내가 성장해야 선수들에게 피드백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선수들은 비시즌 열심히 했다. 나부터 잘하고, 팀워크를 비롯해 팀 수비나 공격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하상윤 삼성생명 감독은 다소 거친 단어인 ‘깡다구’를 선언했다. 하 감독은 “외부에서 볼 때 순하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지난 시즌에도 잘 될 땐 투지 있는 깡다구 모습이 나왔었다”며 “리바운드나 수비에서 이런 모습이 보이면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달성한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이적생 업그레이드”를 외쳤다. 이어 “지난 시즌 끝나고 선수들이 대거 바뀌면서 이적생이 많이 왔다. 내가 다른 팀에 간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고 농담하며 “선수들이 조금 힘들어하는 부분도 있다. 지금 성장했다는 아니지만, 현재 진행형이다. 시즌이 끝났을 때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도완 하나은행 감독은 ‘분위기’, 박정은 BNK 감독은 ‘에너지’를 키워드로 꼽았다. 두 팀 모두 이적생이 많아진 만큼, 좋아진 분위기를 살리고 경기 종료 저가 울릴 때까지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다. 구나단 신한은행 감독은 ‘독기’를 제시했다. 구 감독은 “박신자컵 때 최악의 경기를 했다. 이후 독기를 심어주려고 훈련도 강하게 했고, 부족한 부분 고치려고 노력했다”며 “아직 진행형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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