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학생들의 열정을 우리가 못 따라간 것 같아요.”
남자프로배구 우리카드는 28일 서울시 소재 8개 중·고교에서 ‘스파이크 유어 드림(Spike your Dream) 시즌2’ 배구교실을 진행했다. ‘스파이크 유어 드림’은 구단 슬로건 ‘스파이크 더 서울(Spike the Seoul)’에서 따온 ESG프로그램이다. 유소년들이 배구를 통해 펼치는 꿈을 응원하고, 연고지 서울의 풀뿌리 배구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자 하는 구단의 뜻이 담겼다.
프로스포츠 구단으로는 최초로 연고지 교육청과 협업해 펼쳐진다. 지난해 진행된 시즌1에서는 서울시교육청을 통한 신청 경쟁률이 17대1에 달했다. 올해 진행한 1차 배구교실 경쟁률은 20대1까지 올라갔다. “희망 학교의 신청 문의로 업무가 마비됐을 정도”라는 게 교육청 관계자의 전언이다.
2차 배구교실엔 더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이번에는 구단 공식 SNS를 통해 희망학교로부터 사연을 접수 받았고, 선수들이 이를 일일이 확인해 방문학교를 선정했다. 총 100여 개의 댓글이 몰려든 끝에 8개의 학교가 선택을 받았다. 선수단은 서울 각지로 흩어져 학생들과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쌓았다.
남다른 스토리의 여의도중학교 배구부도 특별 선물의 주인공이 됐다. “담당 선생님께서 잘 가르쳐주시지만, 저희 실력이 모자라서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전(전국대회) 본선 진출을 못해봤다”며 “올해 남녀부 모두 1차 예선을 통과한 상태다. 2차 예선과 본선을 통과하기 위해 우리카드 선수들께 가르침을 받고 싶다. 배워서 떨어지더라도 모든 걸 다 보여주고 싶다”는 여의도중 배구부의 남다른 사연이 선수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태준과 김형근이 간절한 부름에 응했다. 직접 리시브, 토스, 스파이크 등 배구 기본기 원포인트 레슨에 나섰다. 이어 각자의 팀으로 나뉘어 유쾌한 미니게임을 펼쳤고, 사인회와 포토타임으로 뜻깊은 행사의 마침표를 찍었다.
김형근은 “아이들에게 추억을 쌓아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라고, 장충체육관에서 다시 만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태준도 “학생들에게 배구를 가르쳐주면서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이들의 열정이 넘쳤는데, 오히려 저희가 그 열정을 따라가지 못해 미안했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덧붙였다.
우리카드와 학생들이 맺은 인연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구단은 다음달 7일 결정될 전국대회 서울지역예선 우승팀 6개교를 향후 개막할 정규시즌 홈경기에 특별 초청한다. 대표 학교들이 펼칠 전국대회는 오는 11월 16일부터 18일 광주광역시 광주여대 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구단 관계자는 “연고지인 서울시 내 학교스포츠클럽 배구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78개교에서 올해 218개교로 증가했다”며 “구단은 앞으로도 연고지 내 배구 저변 확대를 위해 배구교실 행사를 지속·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일회성 배구교실 행사로 그치지 않고, 홈경기 방문 프로그램까지 연계하는 등 팬 스킨십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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