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찬 도약을 꿈꾼다.
여자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의 2023∼2024시즌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12승 24패, 승점 39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와 함께 6위로 아쉬운 마침표를 찍었다. 7구단 체제가 갖춰진 2021∼2022시즌 이후 가장 낮은 순위다. 성남에서 김천으로 연고지를 옮긴 이래 가장 낮은 승률(0.333·코로나19 조기종료 제외)을 기록한 해이기도 했다.
명예회복을 위해 달라진 시즌을 꿈꾸는 배경이다. 대대적인 체질 개선도 마쳤다. 이번 시즌 등록 선수 14명(외인 포함) 중 새 얼굴이 6명이나 될 정도. 도로공사 사령탑으로 벌써 8번째 시즌을 치르는 김종민 감독이 유난히 시즌 구상에 여념이 없는 배경이다. 24일부터 8일간 베트남 닌빈에서 열리는 제18회 2024 베트남텔레비전(VTV) 컵대회로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김 감독은 “시간이 필요하다. 새 선수들이 모여서 한 번에 좋아지는 건 아니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어 “팀워크를 위해 선수들끼리 같이 생활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한다. 조직력은 선수들이 배구를 생각하는 수준이 어느 정도 비슷해야 생긴다. 훈련하며 그 점을 집중적으로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힘겨웠던 지난 시즌에 대해서는 “경험 많은 선수들이 빠지면서 힘들었다. 특히 에이스이자 주득점원인 (박)정아가 빠진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 (정)대영이 자리는 (김)세빈이를 잘 뽑아서 선방했지만, 경험이나 팀적인 움직임은 부족했다”며 실패를 되돌아보기도 했다.
아쉬움을 털어줄 전력 상승 요인이 반가운 까닭이다.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강소휘를 3년 최대 24억원에 영입했으며, 트레이드로 김현정, 김세인 등 백업 요원을 충원했다. 새롭게 한국 무대를 밟는 불가리아 국가대표 메릴린 니콜로바, 아시아쿼터 유니에스카 바티스타도 기대를 모은다.
김 감독은 “우린 좋은 팀워크와 조직력으로 승부하는 팀이다. 연결 과정의 완성도를 높이려고 훈련을 많이 했다”며 “외인 선수에 의존하기 보다는 다 같이 움직일 수 있는 패턴을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니콜로바-강소휘-유니, 세 선수가 제 역할만 해준다면 올해 도로공사는 약한 팀은 아닐 것”이라며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기운 그대로 ‘V3’를 꿈꾼다. 최근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만들어졌던 2022∼2023시즌은 V리그 최초의 ‘리버스 스윕’이 빚어진 역사적인 한 해였다. 그때 맛본 기적의 트로피를 다시 겨냥하겠다는 각오다.
김 감독은 “아직 완성된 팀이 아니라서 일단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며 봄배구를 1차 목적지로 설정했다. “감독이라면 늘 우승이라는 목표를 꿈꾸지만, 당장은 큰 욕심 내기보단 팀 체질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다짐이 담긴 메시지였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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