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다 경험이니까요.”
프로야구 키움의 선발 로테이션에는 마땅한 ‘토종 자원’이 없었다. 안우진이라는 에이스가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과 군 입대로 자리를 비우면서다. 대신 패기 넘치는 도전장을 내민 영건이 등장했다. 지난해 드래프트 1라운드 9순위로 영웅이 된 우완 김윤하다. 고졸 루키로 개막 엔트리에도 승선하기도 했던 그는 6월 25일 고척 NC전에서 생애 첫 선발 등판을 가졌다. 지난달 25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7이닝 무실점 쾌투로 생애 첫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첫 선발 승리라는 뜻깊은 이정표를 쌓았다. 이후에도 7이닝 피칭이 2번이나 될 정도로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지켜주는 중이다.
하지만 지난 24일 고척 LG전에서 선발로서는 최소 이닝인 3⅓이닝(6자책점) 소화에 그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피안타가 10개에 이르는 아쉬운 마침표였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내려오고 나서 이야기를 잠깐 했다. (컨디션에 대해) 물어보니 본인은 괜찮다고 하는데, 몸은 안 괜찮고 자기 입만 괜찮은 것 같더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어 “(3루타가 된) 신민재 타구가 단타로 바뀌고 했으면 몰랐는데, 장타를 맞으며 집중력이 떨어지고 몸에 힘도 빠졌을 거다. 이 또한 경험이다. 조금 지쳤을 텐데, 5일 후에 어떤 모습을 보이질 지켜봐야 한다”는 변함없는 신뢰도 보냈다.
앞으로가 더 중요한 선수다. 홍 감독은 “이런 경험을 토대로 자기가 어떤 루틴을 정립하고 해야 한다. 다음해 선발 자리에서 또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굳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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