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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Focus] ‘금빛 메치기’ 없었지만… 파리 수놓은 韓유도의 찬란한 희망

입력 : 2024-08-03 05:00:00 수정 : 2024-08-03 05: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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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 유도 종목에 출전하는 한국 유도 국가대표 선수들이 올림픽을 앞두고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메달이 없어도, 괜찮다.

 

2024 파리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유도 대표팀은 3일 끝난 남녀 최중량급 경기를 끝으로 개인전 일정을 모두 마쳤다. 11명의 태극전사들은 최종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써냈다. 아쉽게도 ‘금빛 메치기’는 없었지만, 국민들의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암흑기 탈출

 

유도는 올림픽 출전 종목 중 통산 메달이 46개(대회 전 기준)로 가장 많았다. 금메달 순위도 11개로 공동 3위에 달하는 전통의 효자종목이었다. 최초의 금메달리스트 1984 로스앤젤레스(LA)의 안병근을 시작으로 2012 런던까지, 딱 한 번(2000 시드니) 빼고 매회 최소 1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빛 메치기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부터 멈춰 섰다. 2020 도쿄에서는 1976 몬트리올 이후 최저 성적(은1·동2)을 내며 체면을 구겼다. 약속의 땅, 파리에서 암흑기 탈출을 제1목표로 내건 이유다.

 

허미미(왼쪽)와 김민종이 2024 세계유도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대한유도회 제공

 

◆뼈를 깎는 노력

 

칼을 갈았다. 종전 간판스타들이 모두 은퇴하면서 새 얼굴 발굴에 총력을 기울인 것. 물론 쉽지 않았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최소 금메달(금1·은2·동6)에 그치면서 점점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래도 묵묵히 땀을 흘렸다. 결국 지난 5월 국제유도연맹(IJF) 아부다비 세계선수권 종합 3위(금2·동3)로 솟아 올랐다. 39년 만에 남자 최중량급 우승을 빚은 김민종, 29년 만에 역대 3번째 여자 우승을 일군 허미미가 선봉장이었다.

 

◆최고의 출발

한국 유도 대표팀의 허미미가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급 은메달을 획득하고 밝게 미소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 유도 대표팀의 이준환이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남자 81㎏급 동메달을 획득하고 밝게 미소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리에서도 유감없이 실력을 뽐냈다. ‘독립운동가 후손’ 허미미가 시작이었다. 지난달 30일 57㎏급 은메달로 출발했다. 8강에서 3전 전패 라이벌 엥흐릴렌 라그바토구(몽골)를 꺾는 등 투혼을 발휘했다. 결승서 크리스타 데구치에게 석연찮은 판정패로 고개를 떨궜지만, 특유의 환한 미소로 다음을 기약했다.

 

‘불광불급(不狂不及)’을 가슴에 새긴 남자팀 막내 81㎏급 이준환이 같은 날 연달아 일을 냈다. 라이벌 타토 그리갈라쉬빌리(조지아)에게 중요한 준결승에서 덜미를 잡혔지만, 불굴의 정신으로 랭킹 1위 마티아스 카스(벨기에)를 꺾고 값진 동메달을 따냈다.

 

◆뜻깊은 마무리

한국 유도 대표팀의 김민종(왼쪽)이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남자 100㎏ 이상급 은메달을 따내고 시상대에서 메달리스트들과 밝은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 유도 대표팀의 김하윤이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78㎏ 이상급 동메달을 획득하고 밝게 미소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마지막 주자들이 바통을 받았다. 항저우 AG 유일한 금메달을 책임졌던 여자 78㎏ 이상급 김하윤이 2000 시드니의 김선영(동메달) 이후 24년 만의 여자 유도 최중량급 메달을 선물했다.

 

남자 100㎏ 이상급 간판, 김민종이 괴력을 뽐냈다. 4강에서 1984 LA, 1988 서울 대회 2연패를 만든 일본 유도 전설, 사이토 히토시의 아들인 사이토 다츠루를 수려한 업어치기로 제압하고 최중량급 최초의 결승 진출로 포효했다.

 

결승에서도 ‘프랑스산 괴물’ 테디 리네르를 상대로 잘 싸웠다. 20㎝ 가까운 신장 열세, 홈팬들의 일방적 응원 속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분전을 펼친 끝에 은메달을 품에 안았다. 1988 서울에서 이 체급 동메달을 따낸 조용철 현 대한유도회장 이후 36년 만의 메달이자, 역대 최초 은메달 쾌거였다.

 

◆끝이 아니다

 

이제 시작이다. 이번 메달리스트는 모두 미래가 창창한 선수들이다. 허미미와 이준환은 2002년생으로 이번 남녀 대표팀 막내들이다. 김하윤과 김민종은 이들보다 불과 두 살 많은 2000년생이다.

 

아직 파리 일정도 끝이 아니다. 모두가 힘을 모을 남녀 혼성 단체전이 3일 펼쳐진다. 유종의 미와 함께 작별을 고할 파리 올림픽을 거름 삼아 4년 후 2028 LA를 정조준할 일만 남았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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