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발 때 어머니 생각났습니다.”
이우석은 유년 시절부터 한국 양궁을 이끌어갈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 세 번의 도전 끝에 나서게 된 올림픽 무대. 이우석은 자신의 기량을 맘껏 펼쳤다.
이우석은 어린 시절 피자와 치킨 등 간식을 주겠다는 말에 끌려 활을 잡았다. 2015년 성인 무대에 데뷔한 이우석은 유망주로 많은 관심을 받았으나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 2016년 리우 대회 국가대표 최종 평가전에서 4위에 그치며 아깝게 태극마크를 놓쳤다. 2020 도쿄 대회(2021년 개최)에선 당초 국가대표로 선발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1년 연기돼 아쉬움을 삼켰다. 다시 치른 최종 선발전에서는 탈락했다. 지난해 항저우 AG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비상한 이우석은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결승에선 6발 모두 10점을 쏘며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우석은 “결승전에 처음 들어가는 데 오히려 긴장이 안 됐다. 그래서 오늘날이구나 싶었다. 즐기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김우진 선수, 김제덕 선수한테 우리 것만 하자고 했다. 그러면 무조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전했다.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에 나선 기분은 어땠을까. 그는 “8강 때도 긴장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관중들이 한 번 소리치고 나서 실수를 한 번 했다. 그때 긴장감이 확 올라오더라. 그래서 목소리도 더 크게 하고 김제덕 선수 따라서 파이팅도 더 크게 하니까 긴장감이 사라지면서 이 무대를 즐길 수 있었다”면서 “아시안게임(AG) 때 더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악몽이라고 해야 할까. 그 생각이 많이 났다. 항저우 때 그 기억을 지우고 나와서 오히려 홀가분했다”고 바라봤다.
코로나19로 날린 도쿄 대회의 아쉬움은 없었다. 그는 “사람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1년 연기되면서 김제덕 선수가 나와서 2관왕을 했다. 시기에 따라 다른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저는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운명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그래도 뒷바라지 한 어머니의 생각은 많이 났을 터. 이우석은 “마지막 발 쏘면서 어머니 얼굴이 많이 떠올랐다. 제가 올림픽에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많이 우시기도 했고 저도 같이 울었다. 마지막 발에 끝낸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는데 운 좋게 10점이 되면서 완벽한 경기를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제는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이번 대회 혼성 단체전까지 3관왕에 도전하는 김우진과 4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다. 그는 “만나면 봐주지 않는다. 한국 양궁이 그렇다. 김우진 선수랑 4강에서 만날 수 있도록 같이 열심히 올라와서 4강에서 만났으면 한다”고 바라봤다.
파리=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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