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문화재·생활상 모형으로 구성
학예사 해설 들으며 관람 가능
웰메이드 방탈출·오컬트 체험
'폴 인 러브' 특별전 등도 진행
롯데월드 어드벤처 3층에는 ‘민속박물관’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박물관은 롯데월드 탄생과 함께 35년간 우리 역사와 전통문화를 알리는 중이다.
총 면적 8039㎡에서 한반도의 시작부터 현재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단순한 관람을 넘어 역사교육 등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이행하는 중이다. 요즘에는 초등학생뿐 아니라 롯데월드를 찾는 해외 관광객들도 민속박물관을 들르는 추세다.
놀이 마당과 저자 거리로 구성한 참여 공간에서는 무형 문화재부터 민속 놀이까지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를 펼친다. 음식과 혼례 같은 의식주 관련 전통문화도 선보인다.
최근에는 방탈출 프로그램, 한국적 오컬트가 더해진 이벤트, 유교걸·유교보이의 사랑관을 담은 전시가 더해지며 여름방학 아이들과 꼭 찾아야 하는 ‘핫플레이스’가 됐다. 오랜만에 찾은 민속박물관에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3시간이 순식간에 지난다. 올 여름, 가족·친구·연인과 함께 가볼만한 롯데월드 민속박물관의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아빠·엄마는 추억여행, 어린이는 ‘한국사 이해’
“와, 어릴 때 봤던 모형 그대로네.”
‘국사 교과서’에서 보던 한국의 역사가 차례대로 펼쳐진다.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 통일신라, 고려, 조선시대의 주요 문화재와 생활상을 모형으로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조선시대 훈장님과 아이들이 천자문을 읊는 모습과 소리가 정겹다.
김보라 롯데월드 학예사에 따르면 특유의 클래식한 모형은 1989년 개관 당시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곳을 그냥 둘러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역사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이라면 설명과 함께 둘러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김 학예사는 “재미있는 모형을 친구들과 함께 둘러보며 역사탐험을 하는 것은 우리 역사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제 막 역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아동들이라면 ‘선사 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를 눈여겨보자. 과거와 오늘날의 생활 차이를 배우고, 구석기 생활 풍경 상자를 만드는 체험활동까지 포함돼 있다. 이 프로그램은 방학 시즌인 오는 29일부터 8월 30일까지 운영한다.
초등학생들 중 기초적인 역사 지식을 쉽고 즐겁게 쌓길 원한다면 ‘왁자지껄! 살아있는 박물관’을 추천한다. 학예사의 재미있는 해설과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시대별 대표 유적 모형과 유물을 관람할 수 있다.
관람과 동시에 워크북 활동까지 마치면 박물관이 살아 숨쉬는 듯한 생생한 역사 탐험을 할 수 있다. 교육을 마친 후에는 역사인물 슈링클스(키링) 제작 체험활동도 진행해 흥미를 배가한다. 왁자지껄! 살아있는 박물관은 오는 30일부터 8월 31일까지.
◆롯데월드, 방탈출 맛집이었네
롯데월드 민속박물관에는 명물이 있다. 바로 ‘방탈출’이다. 16세기 조선시대를 재현한 박물관에서의 방탈출이라니.
이번 취재를 통해 인생 첫 방 탈출에 도전했다. 주제는 ‘바람, 우리는 그저 바람이었소’. 수려한 입담으로 공연하는 이야기꾼의 이야기를 다룬다. 섬세한 스토리텔링과 높은 퀄리티의 인테리어, 장치 도구, 연출 등이 눈길을 끈다.
75분이 순식간에 흘러간다. 탈출에 성공하면서 ‘웰메이드’라며 박수가 절로 나온다. 스포일러 금지라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참 좋은데 말을 할 수가 없다.
이날 동행한 ‘방탈출 동호회’ 회원에게 보통 방탈출 자체가 이 정도 규모와 퀄리티를 가지냐고 물었다. 민속박물관의 방탈출 규모는 굉장히 크고, 스토리나 소품 퀄리티도 높은 편이라고.
롯데월드는 ‘바람’ 난이도는 별 5개 만점 중 4개라고 이야기하지만 처음 해본 사람 입장에서는 힌트가 없으면 절대 탈출하지 못 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게임하는 내내 동호회원이 척척 답을 맞추는 것을 보고 ‘어떻게 이걸 이렇게 맞추지?’ 감탄만 하다 나왔다. 팁이라면 함께 가는 파티원에 반드시 MBTI가 ‘N’인 사람을 포함시키자.
민속박물관은 방탈출뿐 아니라 한국 역사와 오컬트의 특별한 만남도 준비했다. 몰입형 오컬트 체험 ‘불청객’에서는 풍수지리와 민간 설화 등 전통 요소를 보탠 이색 콘텐츠를 선보인다. 고구려관부터 통일신라관까지 이어지는 체험으로, 각 4곳의 공간에 마련된 단서를 활용해 흔적 찾기 미션과 오컬트 체험을 할 수 있다.
불청객은 민속박물관의 역사학자이자 역사 속 미스터리를 파헤치던 삼촌이 돌연 사라지면서 삼촌의 뒤를 이어 역사학자가 된 ‘나’를 중심으로 스토리가 진행된다. ‘나’는 삼촌이 남기고 간 단서를 뒤쫓게 된다.
고구려관부터 통일신라관까지 이어지는 체험으로 각 4곳의 공간에 마련된 단서를 활용해 흔적 찾기 미션과 오컬트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 및 민속박물관 이용객은 26일부터 11월 24일까지 민속박물관 입구의 안내문 QR코드를 스캔해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조선시대부터 이어져온 ‘가족사랑’
올 여름 가족과의 사랑을 다시한번 깨달을 수 있는 특별전 ‘폴 인(仁) 러브_사랑을 말하다’도 오는 11월3일까지 조선모형촌에서 연다. 김보라 학예사는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과 함께 유교에 담긴 배려, 나눔, 포용 등 사랑과 인(仁)의 정신을 총 3부로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우선 ‘사랑을 배우다’에서는 조선시대 선조들이 가정과 지역사회 등에서 인을 교육한 방식을 소개한다.
특히 조선의 ‘성인식’ 의복을 체험할 수 있는 ‘관례 포토존’이 설치돼 있어 눈길을 끈다. 이날 뉴질랜드에서 유학하다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소년도 가족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보라 학예사는 눈여겨볼 만한 전시품으로 ‘천인천자문(千人千字文)’을 꼽았다. 그는 “천인천자문은 집안에 아이가 태어나면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1000명의 지인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부탁해 한 글자씩을 받아 만든 책”이라며 “천인의 지혜가 아이에게 전해져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라는 애정이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로부터 이렇게 하면 천인의 식견이 모두 아이에게 전해진다고 믿었다”고 덧붙였다.
2부 ‘사랑을 실천하다’에서는 향약, 두레, 계 등 공동체 속에서 실천하는 사랑, 기근과 같은 재난 속에서 인을 발휘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3부 ‘사랑을 잇다’에서는 봉사 활동 등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인의 사례를 열거한다.
하이라이트는 에필로그다. 전시를 바탕으로 관람객이 자신의 인은 어디를 향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체험 콘텐츠들이 마련된다.
연말에 발송되는 ‘느리게 가는 편지’에서는 마음을 건네고 싶은 사람에게 편지를 써볼 수 있다. ‘롯데월드 혜민서’에서는 약장에서 관람객이 가진 고민에 대한 선조들의 해결책을 약을 처방 받듯 받아볼 수 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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