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충분한 힘이 있는 팀!”
좌완 투수 진해수(롯데)가 위력적인 피칭을 자랑했다.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2024 신한 쏠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 나서 1이닝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후 타선이 터지면서 승리투수의 기쁨까지 누릴 수 있게 됐다. 시즌 첫 승이다. 진해수는 “기아와의 상대 전적이 올 시즌 좋았기 때문에 분명 찬스가 올 것이라 생각하고 던졌다”고 웃었다.
2-4로 끌려가던 7회 초였다. 무사 1루서 마운드에 올랐다. 좌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롯데 벤치가 꺼내든 카드였다. 적중했다. 첫 타자 최형우를 삼진으로 잡아낸 데 이어 나성범 역시 유격수 땅볼을 이끌어내며 상대 흐름을 끊었다. 이우성에게 중견수 앞으로 향하는 안타를 내주긴 했으나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삼진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매조지었다.
성공적으로 임무 수행을 마치는 순간이었다. 우타자인 이우성을 제외한 좌타자 3인방을 모두 범타로 처리한 것. 철저한 준비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경기 후 진해수는 “상대 왼손 타자들을 분석하고 경기에 들어갔다. 왼손 타자들이 왼손 투수에게 왜 약한지에 대해서 고민했고, 그 고민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날 5시간 넘은 혈투를 벌인 상황. 양 팀 모두 피로도가 높았다. 진해수 역시 ⅔이닝(무실점)을 소화했다. 많은 공을 던진 것은 아니지만 버텨진 불펜진이 있었기에 13점차 열세를 극복, 무승부를 기록할 수 있었다. 기세를 모아 이날 경기에서도 역전승을 거뒀다. 역시 탄탄한 허리가 바탕이 됐다. 진해수는 “어제 경기 무승부와 오늘 경기 역전승은 우리 팀에 있어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진해수는 지난해 말 트레이드를 통해 LG에서 롯데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롯데는 2025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진해수를 품었다. 부족한 좌완 뎁스를 보강하기 위해서였다. 시즌 초반 페이스는 좋지 않았다. 4월까지 퓨처스(2군)리그에 머물렀다. 조금씩 제 자리를 찾았고, 1군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18경기서 평균자책점 2.53을 작성 중이다. 진해수는 “전반기를 좋은 분위기로 마무리 한다면, 후반기에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충분한 힘이 있는 팀”이라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부산=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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