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을 일으킨다.
프로축구 K리그에 2000년대생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내로라하는 선배들 사이에서 당당히 주전 경쟁을 펼친다.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그래도 그라운드 위에서 열정을 쏟아내 사령탑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준프로 신화
MZ 돌풍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양민혁(강원FC)이다. 2006년생으로 강릉제일고 3학년인 양민혁은 지난해 12월 강원FC와 준프로 계약을 맺었다. 2024시즌부터 1군으로 콜업돼 K리그1 무대를 누비고 있다. 아직 학생 신분이기에 오전에는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구단 훈련을 소화한다.
튀르키예 전지훈련 기간 양민혁을 눈여겨본 윤정환 강원 감독은 개막전부터 선발 출전 기회를 줬다. 만 17세 10개월 15일의 나이로 구단 역대 최연소 출장 기록을 세웠고 경기 시작 35초 만에 도움을 추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두 번째 경기에서 데뷔 골을 터뜨리며 K리그1 역대 최연소 득점(만 17세 10개월 23일)이자 K리그 역대 최연소 득점 4위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현역 시절 창의적인 플레이로 ‘꾀돌이’라는 별명을 가진 윤 감독도 혀를 내둘렀다. 그는 “제가 저 나이 때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래서 더 대단하다. 본인 스피드를 활용할 줄 알고 돌파도 영리하게 잘한다.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어리기 때문에 성장하면서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이에 양민혁은 “(윤정환) 감독님이 제 나잇대에 뛰는 걸 보진 못했지만 저만큼은 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로 봤어도 신기하고 영광이었을 것이다”면서 “감독님으로 인연이 닿아서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저를 믿고 기용해주셔서 더 영광이다”고 화답했다.
기세는 이어진다. 이번 시즌 팀이 치른 17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최근 7경기에서 5경기를 풀타임으로 뛰었고 2경기는 경기 막판 교체됐다. 윤 감독의 믿음은 대단하다. 이번 시즌 목표를 공격 포인트 5개로 정했는데 이미 5골 3도움을 기록하며 초과 달성했다. 4월에 이어 5월에도 K리그 영플레이어상을 받으며 활약을 인정받았다. 양민혁은 “더는 목표를 설정하지 않겠다. 힘닿는 데까지 해보겠다”고 바라봤다.
◆우리도 있다
양민혁의 뒤를 부지런히 쫓아가는 이들도 있다. 문민서(광주FC)는 광주FC U-12(12세 이하)부터 시작해 U-15(광덕중), U-18(금호고)을 모두 거친 ‘성골 유스’다. 단국대에 진학한 지 1년 만에 이정효 광주 감독이 콜업했다. 지난 3월 31일 대구FC와의 4라운드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고 페널티킥으로 인상적인 데뷔골을 터뜨렸다. 이번 시즌 14경기 2골로 광주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 잡아간다.
이번 시즌 첫 이달의 영플레이어상 수상자인 박승호(인천 유나이티드)도 눈에 띈다. 지난해 5월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나서 조별리그 경기 도중 오른쪽 발목이 부러졌으나 독한 재활 끝에 100일 만에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지난 시즌에 K리그 무대를 밟아 9경기 1골의 기록을 남겼다. 이번 시즌에는 동계 훈련부터 조성환 인천 감독의 기대를 받았고 16라운드까지 전 경기에 출전하는 등 점점 팀 내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대전하나시티즌 구단 사상 두 번째 준프로 계약자인 윤도영도 지난 2일 홈 데뷔전에서 도움을 기록하며 눈길을 끌었다. 윤도영은 양민혁과 함께 17세 이하(U-17)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U-17 월드컵에 나선 바 있다. 절친한 친구인 양민혁이 K리그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을 자극제로 삼아 윤도영도 돌풍을 꿈꾼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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