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보다 판정이 주목받는다.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는 6강부터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슈퍼팀’ KCC는 달라진 경기력으로 화제를 몰고 다녔다. 예상을 뛰어넘는 경기가 이어지면서 흥미를 끌고 있다. 4강 PO에서도 치열한 맞대결에 관심이 쏠렸다. 압도적인 성적으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DB와 KCC의 시리즈, LG와 KT의 맞대결 역시 큰 관심이 이어진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판정 논란이 시리즈를 감싸고 있다. 한국농구연맹(KBL) 심판부는 이번 시즌 내내 오락가락하는 판정 기준을 잡지 못했다. 더군다나 기본이 되는 경기 운영에도 미숙함을 노출했다. 이는 베테랑 심판들도 피해가지 못했다. PO 선수들은 물론 감독들이 항의하는 장면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심판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향해있다.
판정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KBL 컵대회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작전 타임 후 KCC의 자유투를 생략한 채 경기를 진행하며 뒤늦게 징계를 받았다. 지난해 12월에는 렌즈 아반도가 치나누 오누아쿠에게 위험한 파울을 당했지만 심판들이 별다른 대처를 하지 않고 넘어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KBL 심판부는 최초에 오누아쿠의 파울을 ‘고의성 없음’으로 발표했다가 입장을 바꾸는 촌극을 벌였다.
이후 해당 심판들은 자체 배정 징계를 받았다. 이들은 지난 시즌에도 심판이 코트에 있는 상황에서 경기를 진행해 논란을 일으켰다. KBL 심판부가 재발 방지 교육 및 심판 자체 배정 징계 등을 하고 있다고는 하나 시즌 내내 나아지는 모습은 없었다.
지난 19일 KCC와 DB의 4강 PO 3차전에서 터질 것이 터졌다. DB는 경기 종료 후 KBL에 심판 설명회를 요청했고 20일 4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졌다. 21일 4차전을 앞두고 훈련을 지휘했어야 할 김주성 DB 감독도 설명회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DB는 KBL에 총 40개 항목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심판부는 12개를 오심으로 인정했다고 전해졌다. 동일 선상에 적용되지 않은 판정의 경우 4개가 나왔다. 이는 유사한 장면에 대해 DB와 KCC의 적용한 기준이 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판부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오심이 대량으로 나와 논란은 더욱 커졌다. 특히 이날 11분 6초 만에 5반칙 퇴장 당한 김종규의 경우 2개는 오심, 2개는 동일 선상에서 파울이 적용되지 않았다. 동일한 기준에서 김종규는 파울이 불린 반면, KCC 선수들은 파울이 선언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더욱이 이날 주심은 KBL 심판부장을 지내고 있는 윤호영 심판이었다. 심판부를 이끄는 윤 부장이 관장한 경기에서 오심이 대량으로 나왔다는 점은 더욱 치명적이다.
팬들도 분노를 표출한다. 지난 19일 경기 결과를 알리는 KBL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에는 심판 판정에 분노를 표출하는 댓글이 연이어 달렸다. 그만큼 심판 판정에 문제가 컸다는 의미다.
본지는 KBL 심판부에 관련 문의를 하기 위해 수차례 통화시도를 했으나 ‘묵묵부답’이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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