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거지는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는 26일 미국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의 불법 도박 및 절도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디 어슬레틱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오타니는 이날 새 통역사 윌 아이어튼과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어튼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다저스에서 활약했던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의 통역을 맡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와 함께 질의응답 없이 10분 가량의 성명문을 발표했다.
오타니는 “힘든 한 주였다”며 “신뢰했던 사람이 이런 일을 했다는 것이 매우 슬프고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며칠 전만 해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다”며 “미즈하라는 내 계좌에서 돈을 훔쳤고 거짓말까지 했다”고 밝혔다.
또 “나는 야구나 다른 어떤 스포츠 종목에 베팅한 적이 없다. 또한 누군가에게 나를 대신해 베팅을 해달라고 부탁한 적도 없다. 불법 브로커를 거친 적도 절대 없다”며 불법 도박과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했다.
미즈하라는 지난 21일 다저스 구단으로부터 해고됐다. 그는 불법 도박에 돈을 탕진한 것은 물론, 450만 달러의 빚을 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오타니의 돈을 훔쳐 그 빚을 청산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사건이 발생 후, 미즈하라는 자신의 불법 도박 사실을 시인했다. 아울러 ESPN과의 최초 인터뷰를 통해 “내가 오타니에게 도박 빚을 갚아달라고 말했다. 오타니는 (이야기를 듣고) 불쾌해했지만, 이 문제가 다시 생기지 않게 도와주겠다며 대신 빚을 갚아줬다”고 입장을 밝힌 것이 드러났다.
그러나 오타니 측은 법률 대리인을 통해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절도 행위 피해자이며, 이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러자 미즈하라도 “오타니는 도박 빚을 알지 못했고, 돈을 송금하지 않았다”며 말을 바꾸기에 이르렀다.
미 현지에서 오타니도 불법 도박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고개를 든 이유다. MLB 사무국과 미 당국이 이 문제에 대해 확실한 진상 조사에 나선 이유다. MLB에서는 선수들의 도박을 엄격하게 금지한다. 오타니가 직접 배팅을 하지 않았더라도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사실을 알고, 빚을 갚고자 송금했다면 연방법에 의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을 요약하자면, 말 그대로 엄청난 충격이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라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않은 오타니다. 그는 “법률 대리인들이 이 문제에 대해 대처할 것이다”며 향후 있을 조사 과정에도 전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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