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낮고 찬바람이 강한 겨울에는 온몸의 근육이 경직되기 쉬워 사소한 충격에도 쉽게 부상을 당할 수 있다. 특히 몸이 굳은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운동이나 과격한 야외 활동을 하면 십자인대파열과 같은 무릎 부상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우리 무릎에는 4가지의 인대가 있으며, 무릎이 움직일 때 전후방, 내외측의 안정성을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그중 슬개골 안쪽에 있는 십자인대가 특히 중요하다.
십자인대는 허벅지 뼈와 종아리뼈를 연결하는 십(十)자 형태의 인대이다. 무릎의 회전 운동을 가능케 하고 정강이뼈가 앞뒤로 밀려 나가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십자인대는 무릎에 갑자기 큰 회전력이 가해지거나, 빠르게 이동하다 갑자기 감속하는 경우, 무릎이 젖혀지는 상황 등에서 손상된다. 무릎이 앞으로 빠지면서 경골이 이탈하는 것이 원인이다. 특히 무릎 구조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전방십자인대는 후방에 비해 얇아 외부 충격에 더욱 쉽게 파열될 수 있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이 일어나면 무릎 부종과 통증이 나타난다. 무릎이 꺾인 순간 반복적인 관절 내 출혈로 관절 안에 혈액이 차는 현상(혈관절증)이 지속되면서 무릎이 붓게 된다. 초기에는 부종과 통증이 심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부종과 통증이 가라앉으며 호전되는 듯한 양상을 보인다.
김태윤 더서울병원 원장은 “통증과 부종이 감소한 후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무릎의 불안정성이 있다”며 “걸을 때는 잘 못 느껴도 계단을 오르내릴 때, 운동을 할 때, 울퉁불퉁한 길을 걸을 때 갑자기 무릎에 힘이 빠지면서 꺾이는 증상을 호소하게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단순 X-레이로는 전방십자인대파열을 관찰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십자인대파열은 초기 진단이 어렵고, 일시적인 증상으로 오인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만일 무릎에서 ‘뚝’하는 마찰음과 함께 급성 부종 및 통증이 발생한 후 불안정성이 생겼다면 전방십자인대의 파열을 의심하며 MRI 검사를 통해 인대 파열을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김태윤 원장은 “십자인대 부분 파열의 경우 고령층 역시 보존적 치료, 비수술적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며 “다만 대부분 수술적 치료를 요구하므로, 의사와의 상담 하에 전방십자인대를 다시 만들어 주는 십자인대재건술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